▲도복끈으로 나비넥타이를 매는 방법으로 강박당했던 상황을 재연하는 피해자 여아무개(41)씨.이은희
이날 서명운동에 참석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피해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대구에서 올라 온 피해자 여아무개(41)씨는 정신병원 안에서 강박 당한 일을 생생하게 재연했다. 여씨는 "긴 도복 끈으로 나비넥타이 매는 식으로 손목을 철장에 키보다 낮게 묶어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게 장시간 방치했다"며 "침대에 손발을 묶어 놓고 물을 가득 넣은 PT병 3개를 허리에 넣어 고통을 주는 것도 직접 봤다"고 정신병원 안에서의 인권침해의 실태를 고발했다.
부산 소재 ㅇ정신병원에 60일간 강제입원을 당한 피해자 하아무개(72)씨는 "가족갈등으로 강제입원 되었는데 강제로 투약하려고 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하자 강박을 했고 (의사가) 자신의 소견서 하나면 평생 못나간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또 "가족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지만 이것은 사회문제"라며 "가족 간의 문제로 강제로 입원된 것인데 정신 이상이 없는 사람을 철장에 가둬 정신이상자로 만드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정신보건법 24조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원 후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재입원 당할 것이 두려워 집을 나온 뒤 지인의 도움을 받아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하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부인에게 준 땅이 큰 딸 명의로 가등기 되어 있고 여관마저 가압류, 가처분 돼 있다"며 "부인은 물론 자녀들과도 인연을 끊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남시에 사는 정아무개(66)씨도 "충북 음성, 경기 광주, 경북 칠곡, 충남 부여, 서울, 수원에 이어 경남 거제도까지 총 10번에 걸쳐 강제입원 돼 전국 정신병원에 199일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내가 나를 한정치산자로 만들려고 했지만 내가 신청한 접근금지가처분이 먼저 결정 나 취소했다, 부인과 합의하에 아들에게 재산을 상속하고는 이혼했다"며 "가족을 용서하고자 마음먹어도 아직도 암담하고 자식들을 만나도 서먹하다"고 밝혔다.
"가족 감금은 사회적 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