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유상냉장 냉동창고를 방문해서 뼈를 발라내지 않은 채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를 살펴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고의든 실수든 보통 문제가 아니다."
뼈가 붙어있는 갈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강기갑 민주노동당의 의원은 "너무나도 괘씸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홍문표, 최규성, 김낙성 의원도 "당장 반송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회 농수산위 소속 국회의원 4명은 31일 오후 2시 뼈를 발라내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돼 있는 경기도 용인시 고매동의 수입 축산물 전용 보관창고를 찾았다. 지난 28일 뼈를 발라내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가 발견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보관창고에 간 것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해 10월 수입재개 된 후 3번의 뼛조각 발견으로 전량 반송 폐기된 바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현재 이에 대해 잠정 수출중단 조치를 내린 상태다. 검역원은 30일 "해당 물량에 대한 조치는 국내 정밀 검사와 함께 갈비뼈가 포함된 경위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농림부 직원 코빼기도 안보여"
이날 국회의원들이 방문한 보관창고 입구에는 수입 축산물을 실은 냉동차량이 쉴 새 없이 들어왔다. 창고 건물에서는 지게차로 수입 축산물을 창고 내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국회의원들은 창고로 들어가기 전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과 만났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정확하고 합리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문일 검역원장은 "(발견된) 갈비뼈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특정위험물질(SRM)은 아니"라면서도 "정밀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정위험물질(SRM)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소의 뇌, 내장, 척수를 포함한 척추 등이다. 또한 횡돌기 등의 뼈에도 살코기에 붙어있는 특정위험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다. 한국이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의원들은 이날 관계자를 참석시키지 않은 농림부를 성토하기도 했다. 홍문표 의원은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정책적인 파트를 맡고 있는 농림부 직원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며 "농림부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한 강 검역원장에게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농림부로터 지침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강 검역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계속해서 "통뼈가 발견된 후 농림부 간부가 현장을 확인했느냐?"고 묻자 강 검역원장으로부터 "없다"는 똑같은 답변이 되돌아왔다.
강기갑 의원 역시 "농수산위 의원 4명이 온 것은 준 상임위 수준"이라며 "농림부의 책임 있는 사람이 와서 답변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