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자형 육소장망 전경.백승태
멀리서 숭어떼가 물위로 떠오르면서 바닷물이 짙게 변하기 시작하자 산 중턱 망루에 우뚝 선 망수(망쟁이, 망 보는 사람)의 눈빛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길목에 미리 쳐 둔 그물까지 숭어떼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며 바다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숭어떼가 그물에 들어가지 않고 노닐기만 하면 망쟁이는 애가 탄다.
거무스름한 물빛이 육소장망(六艘張網 일명 숭어둘이)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총지휘자인 망수가 "밖목섬 준비하고, 들고…" 등의 호령을 내리면 구령에 따라 일제히 숭어떼의 퇴로를 차단하고 그물을 끌어올린다.
육소장망 숭어잡이는 숭어가 들만한 물목에 그물을 깔아두고 기다리고 있다가 망루에서 망수가 물 빛깔과 물 속 그림자의 변화로 어군을 감지해 지시를 내리면 재빠르게 그물을 올려 잡는 전통적인 어법이다.
예전에는 자그마한 6척의 배들이 일제히 투입, 그물로 숭어떼를 둘러싸 건져 올렸지만 요즘은 뗏목과 기계를 이용한 반 재래식 방법을 사용한다. 부산 가덕도에선 아직까지도 배를 이용하는 반면 거제에서는 수년전부터 고정적으로 그물을 쳐두는 것으로 개량화됐다.
그물은 포구를 향하여 'ㄷ자' 형으로 놓고 그물에 숭어가 들면 외해로 나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일제히 끌어올려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