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은 경부운하 폐기하지 않았다"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 <오마이뉴스> 보도 반박... 하지만 여전히 '의문'

등록 2007.06.01 16:17수정 2007.08.3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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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캠프의 핵심 정책참모인 강만수 전 재경부차관은 1일 <오마이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시정개발연구원이 경부운하의 경제성을 분석한 뒤 폐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강 전 차관은 시정개발연구원(이하 시정연)이 경부운하를 검토할 당시인 지난 2005년 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 경부운하 검토 후 폐기했었다' 제하의 <오마이뉴스> 기사와 관련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 당시 시정개발연구원이 경부운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폐기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시정연에는 비용 대비 편익 분석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경부운하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2006년 3, 4월경 세종대 교수들에게 용역을 줬다"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시 경부운하에 대한 BC(비용대비 편익) 분석 결과 1.014로 나타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경부운하연구를 그만둔 것이 아니라 용역을 줬고, 그 결과 사업성이 인정됐다는 것이다.

한편 시정연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 교통 및 물류체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방안'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던 지난 2004년에는 백용호씨가 시정연 원장을 역임했고, 그 역시 이명박 캠프의 자문그룹에 포함되어 있다. 또 시정연이 용역을 준 세종대 교수 3명 중 1명인 이상호 교수는 현재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왜 당시 서울시의 범위를 벗어난 경부운하 문제를 왜 연구했나.
"서울 물동량을 검토하려면 경부축으로 유입되는 것도 연구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당시 경부운하 뿐만 아니라 김포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만드는 문제와 한강 페리 구상 등 광범위하게 연구했고, 경부운하는 그 중의 한 과제였다."

- 세종대 교수들에게 용역을 준 시점이 2006년 3, 4월경이면 이명박 전 시장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이다. 이 전 시장이 대선에 나간다는 것은 당시 자명했고, 오래전부터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를 주장했기 때문에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 공약을 내걸 수도 있다는 것도 예고된 것 아니었나. 시정연이 개인의 공약을 만드는 곳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오해를 할 수는 있는 데 서울시 물류계획을 점검하면서 운하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 시정연 관계자들은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사업 초기 경부운하를 잠깐 검토했다가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강 전 차관께서는 "전문인력이 없어서 보류했고, 용역을 줬다"고 해명하고 있다. 왜 말이 다른가.
"그 사람들이 기자들을 제대로 상대해보지 않아서 그런 것같다. 어찌됐든 내가 이야기하는게 구체적인 사실이다."

- 그리고 시정연 관계자들은 경부운하 검토를 포기한 것에 대해 "연구원 내부에서 경부운하를 검토하는 것 자체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논란이 있었던 것인가.
"그렇다."


- 백용호 전임원장 재임 당시 이 과제를 시작했다는 데, 경부운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지금 이명박 캠프의 자문그룹에 속해있는 백 전 원장인가.
"누가 지시해서 경부운하 연구를 시작했는지는 잘 모른다."

한편 박승환 한나라당 의원(대운하추진단장)은 <오마이뉴스>의 보도와 관련 "시정연구원 도시교통부장이 다른 자료를 보는 정도였고 본격적인 검토를 한 게 아니라고 했고, 일부 연구원도 검토한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면서 "검토했다면 당연히 보고서가 나오고 용역비가 지출되어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세종대 교수들에게 용역을 줬다"는 강 전 차관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명박 캠프 내에서도 시정연의 경부운하 연구에 대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경부운하 연구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잠깐 검토했다가 그만 둔" 경부운하 연구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이 퇴임하기 전인 2006년 3, 4월경 용역을 준 이유는 무엇인지 등 아직까지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경부운하 #이명박 #시정개발연구원 #강만수 #세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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