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세욱 49재... "6월은 항쟁의 계절"

서울 대학로 4500여명 집회 뒤 시청 향해 행진 중

등록 2007.06.02 18:38수정 2007.06.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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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협상장앞에서 분신사망한 고 허세욱씨 49재와 한미FTA 전면무효화를 요구하는 총궐기 선포대회가 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한미FTA 범국본 소속 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4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장 인근에서 '협상반대'를 외치며 분신, 결국 숨진 고 허세욱씨의 49재를 맞은 2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 모인 4500여명은 다시 한번 '한미FTA전면 무효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3시경 부터 '한미FTA저지 범국민 운동본부'(이하 범국본) 주최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고 허세욱 열사 49재 및 한미 FTA 전면 무효화 총궐기 선포대회'에서 정광훈 범국본 공동대표는 "항쟁의 계절인 6월에 한미FTA를 분쇄하지 못하면 전국민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허세욱 열사가 가신지 벌써 49일이 지났지만 그동안 내가 과연 무엇을 했나 반성하게 된다"며 "허 열사가 그렇게 떠났는데도 정부는 미국보다 더 큰 시장을 가진 EU와 졸속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허 부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노동·지속 가능한 성장·환경 운운하면서 재협상 여지를 열고 있다"며 "이것은 결국 다국적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된 한미FTA 협정문에서 FTA가 노무현 정권의 철저한 사기 행각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허 열사의 49재를 맞아 한미FTA를 박살내는 투쟁을 벌이자"고 독려했다.

이어 연단에 나선 심상정 민노당 의원은 "협정 50여일 만에 공개된 한글 협정문을 보니 '황금 복돼지'라 선전한 정부 선정과는 달리 독약이 든 향료였다"며 "'독약의 향료'가 태평양을 넘어오기 전에 반드시 한미FTA를 저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당대표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을 향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 FTA에 대한 언급은 없고 자신들의 대선 정책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FTA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면서 한미FTA 검증을 위한 대통령 후보 합동 토론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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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고 허세욱씨 49재와 한미FTA 전면무효화를 요구하는 총궐기 선포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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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협상장앞에서 분신사망한 고 허세욱씨 49재와 한미FTA 전면무효화를 요구하는 총궐기 선포대회가 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한미FTA 범국본 소속 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통령 방미 저지·광우병 감시·비준저지 등 총력투쟁 천명

이날 집회에 모인 4500여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한미FTA협정 내용에 대해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사이비 종교의 미망에 사로잡힌 노 대통령과 통상·재정 관료들, 친미 사대 매국세력이 이 땅의 민중 생존을 미국의 초국적 자본에게 팔아먹은 망국적 협상"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총궐기를 통해 이제 이 지긋지긋한 '묻지마 폭주'를 중단시키고, 우리의 미래와 생존을 송두리째 팔아먹는 망국협상과 정권을 투쟁으로 박살내자"며 노무현 대통령 방미 저지 투쟁 ·광우병 감시간 활동 · 국회와의 연계를 통한 협정 비준 저지 투쟁 등 한미FTA협정 무효화를 위한 총력 투쟁 전개를 천명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4시 45분경 대학로 집회를 정리하고 서울 시청 앞 광장을 향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맨 앞 풍물패에 이어 고 허세욱씨의 영정사진 피켓을 든 100여명이 앞장선 행진 대오는 "국민의사 무시하는 한미FTA 반대한다", "퍼주기 졸속협상 한미FTA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5가~1가, 을지로 1가 등을 거쳐 오후 6시 20분 경 시청 앞 광장에 다시 모였다.

행진 대오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고 허세욱씨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고 각종 문화 공연을 통해 고 허세욱씨의 넋을 기렸다.

한편 경찰은 도로 2개 차선에 경찰통제선을 치고 정복을 입은 경찰 병력을 배치해 평화적 행진을 유도했고, 시청 앞 광장에도 별다른 통제조치를 취하지 않아 당초 우려됐던 경찰-시위대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미FTA #허세욱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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