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서 보는 찔레나무의 꽃더미는 눈이 온 것 처럼 하얗다.전희식
"어? 일어나셨네요? 배고프시죠?"
"몇 시고? 한 열시 안 됐나? 너는 도대체 어디 갔다 인자 오노?"
"요 마당에 담벼랑 쌓았지요. 안 보이디요?"
"저 건네 산 밑에 허연 사람이 얼씬얼씬 하디마는 니가 거기 갔었구나."
"아뇨. 마당에서 담벼랑 쌓았어요."
"저 보이능기 찔레꽃이제? 저기까정 갔었으면 좀 꺾어오지 빈손으로 털렁털렁 왔나?"
"찔레꽃 뭐 하게요?"
"부침개 부치 먹을 때 넣으면 올매나 존데. 아이고 저기 시염만 시커멓게 났지 인치라 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