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춘천마임축제 마침표를 찍다

등록 2007.06.04 13:49수정 2007.06.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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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아홉 살이 된 2007 춘천마임축제는 행정자치부와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가 지정한 관객이 선정한 좋은 축제 BEST 5와 7년 연속 문화관광부 지정 우수관광문화축제, 그리고 2007년 최우수관광문화축제에 선정되는 등 공식적인 평가에서도 크게 인정을 받았다.

세계적인 마임축제인 프랑스 미모스 마임축제, 영국 런던 마임 축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권 대표 마임축제이기도 한 이번 2007 춘천 마임축제는 지난 축제보다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계절의 여왕 5월에 춘천을 다시 찾아왔다.


지난 5월 27일 춘천 명동 브라운 5번가에서 개막 공연인 '아!水라장'을 시작으로 하여 6월 3일 춘천 고슴도치 섬에서의 낮도깨비 난장을 마지막으로 8일간의 그 성대한 축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a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개막식 아수라장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개막식 아수라장 ⓒ 용환준

세계적인 마임팀 데레보의 한국 초연 작품 '케찰'과 도시적 감성이 느껴지는 힙합 색채의 7핑거스의 트레이시스는 그 명성을 증명하듯 공연장으로 수많은 관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데레보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몸 표현과 동서양의 서커스를 조화시킨 세븐핑거스의 젊고 열정적인 움직임은 이번 2007 춘천 마임축제의 화두가 되었다.

경춘선 열차와 함께 떠나는 2007춘천마임축제의 '도깨비 열차'는 일반 기차여행과는 다르게 교통과 공연을 패키지로 묶어 관객의 편의를 더했으며, 이동하는 동안 마임과 놀이가 진행되어 분위기를 한껏 돋구어 주었다.

서커스열차라는 컨셉트로 운행되는 도깨비열차는 열차에 오르기 전부터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플랫폼과 열차 안에서 즐겁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했다. 춘천까지의 열차 여행이 끝나면 고슴도치섬으로 이동하여 낮도깨비난장을 비롯해 각종 공연으로 이어지는 스케줄로 관객을 쉴 틈 없이 축제 안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무박이일 동안 고슴도치섬의 밤을 하얗게 태운 '미친 금요일'은 신선한 일탈을 꿈꾸는 자, 예술 마니아들을 위한 조금은 특별하고 새로운 공연이었다. 공연자와 예술마니아들이 밤새워 어우러져 섬의 배 위, 물가 등 정해진 공간없이 자유로운 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관람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다다르지 못한다는 이번 '미친 금요일' 공연의 취지에 맞게 관객과 공연자 모두 축제에 미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임축제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깨비 난장'은 2일 오후 1시~밤 10시, 밤 10시 30분~ 3일 오전 5시로 낮도깨비난장과 밤도깨비 난장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낮도깨비난장에는 국내외 자유참가공연극단·단체들의 공연이 대거 펼쳐졌고 마임 페인팅 퍼포먼스 마술공연과 강릉관노가면극 남사동놀이 울산학춤 등이 마련돼 우리나라의 전통놀이와 현대의 마임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모든 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한자유구역 '밤도깨비난장'은 서커스와 부토 마임 인디밴드공연 등 20여 팀이 출연해 난장무대를 물들였다.

작년에 이어 '찾아가는 마임'은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환자들과 섬주민들을 찾아가 그들에게도 축제를 즐길 기회를 제공했다. 환자들에게는 병고로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주었고 강원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G5프로젝트(중도는 G-2 World class garden 사업예정지)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중도 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를 기획한 춘천마임축제 유진규 예술 감독은 "마을 주민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공연을 흥겹게 즐겨줘서 고맙다. 이런 상황과 감정을 공유하며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어 기쁘다"라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a 주민들이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민들이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고혁찬

이번 2007 춘천 마임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한 자원 봉사자 깨비와 깨비짱의 축제를 마친 소감도 들어 보았다.

김경은(21·9춘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덥고 사람들 통제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고생하며 봉사한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으며 보람을 느꼈다. 힘든 일주일이었지만 막상 끝나는 날이 되니 너무 아쉽다."

박민영(21·춘천):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일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안 보이는데서 고생하는 공연자,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도 받았고 나도 이 축제에 작지만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최아람(22·가평): "한 달간 인턴으로 봉사하면서 교육도 받고 일도 하고 하다보니 정작 축제가 개막하기도 전에 지쳤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인턴들과 일하면서 짜증나거나 서로 섭섭한 것도 있었는데 축제가 끝나서 같이 고생한 동료들과 헤어진다는 게 너무 아쉽다. 사람들이 자원봉사 하는 게 기특하다고 격려해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번 2007년 춘천 마임축제의 공연별로는 아수라장 관람객 2만 4500명, 찾아가는 공연 3만명(거리공연 포함), 미친금요일 4500명, 도깨비 열차 500명, 낮도깨비 난장 1만명, 밤도깨비 난장 3만명의 관람객이 참여했고, 공연장소별로는 봄내극장 860명, 일소아트홀 700명, 평생교육원 2400명, 춘천 인형극장 920명, 문화예술회관 3200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마임축제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인 도깨비난장의 경우 관람객이 지난해 6만명에서 올해 4만명으로 크게 줄어 17회 마임 축제 이후 계속된 관람객의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전체 관람객의 수는 17회 마임 축제 10만970명, 18회 마임 축제 11만2200명, 그리고 올해 13만 1000명으로 계속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성인의 나이를 한 해 앞둔 이번 19회 춘천마임축제는 최우수 축제에 걸맞는 공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될 수 있는 8일간의 아름다운 문화의 향연이었다. 춘천마임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기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축제가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춘천 #마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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