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거리는 건 신도시 아니라 언론"

[현장] '분당급 신도시' 지정된 후 동탄 직접 가보니

등록 2007.06.05 09:10수정 2007.06.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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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탄신도시에는 시범단지만 입주가 시작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동탄신도시에는 시범단지만 입주가 시작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 공사가 한창이다.오마이뉴스 선대식
시한폭탄, 거센 후폭풍, 부르는 게 값, 하루사이 4000만원 급등….

지난 1일 동탄 2기 신도시가 '분당급 신도시'로 지정된 후 언론에서는 '동탄신도시 지역이 떠들썩하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신도시 발표 이튿날 '호가가 5000만원 올랐다'는 방송 보도가 전파를 탔고 4일 '신도시 발표는 폭발을 재촉하는 시한폭탄'이라고 전하는 신문도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4일 오후 3시 동탄신도시를 찾았다. 오후 1시에 서울 시청역에서 출발,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버스를 이용해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 도착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동탄신도시의 첫 인상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3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들이 한창 건설되고 있었다. 덤프트럭이 지나가면서 먼지를 일으켰고 멀리서 타워크레인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병점동과 동탄신도시를 잇는 도로는 지하차도 건설로 혼잡했다.

현재 동탄신도시에는 시범단지만 입주가 시작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공사가 한창이다. 올 9월 2차 분양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고 2008년 말에 입주가 마무리된다.

주상복합에 대한 문의만 늘어

사람들이 은행에서 청약을 하기 때문인지 모델하우스는 한산했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청약을 하기 때문인지 모델하우스는 한산했다.오마이뉴스 선대식
신도시 입구에는 길옆으로 상가를 분양하거나 임대하려는 건설회사의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이 즐비했다. 또한 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상업지구 근처 도로에서는 건설회사 직원들이 도로 한 가운데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한 직원은 "(신도시 발표와 상관없이) 상가가 잘 나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날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66층인 메타폴리스와 인근의 위버폴리스가 신도시 발표 이후 이 지역에서 처음 청약을 개시했다. 주상복합인 두 건물은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동탄신도시의 ㅅ공인중개소 한 관계자는 "신도시 발표 후에 분위기를 떠보려는 문의가 조금 늘었다"면서도 "대부분은 오늘부터 청약이 시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공개하지 못하는 메타폴리스 대신 풍성주택 위버폴리스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청약을 하기 때문인지 모델하우스는 한산했다. 위버폴리스는 주상복합 198세대 분양에 평당 분양가격은 1400만원 정도다.

이태석 분양소장은 "토요일 3000명, 일요일 5000명이 내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말에는) 주상복합아파트인데다가 청약 접수 전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이라면서 "신도시 발표와는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들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모델하우스에 만난 40대 여성은 "신도시 때문에 관심을 가지기는 했다"면서도 "분당처럼 주상복합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리라는 기대가 있어 이 곳에 왔다"고 전했다.

몇몇 사람들은 오히려 신도시 발표와는 상관없이 높은 분양 가격과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 여건에 실망을 하고 돌아서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주차장에서 만난 유모(36)씨는 "출퇴근 시간만 되면 전쟁인 이 곳이 강남도 아니고 분양가가 1400만원이라는 건 거품"이라고 말했다. 병점에서 온 노모(34)씨는 "이 곳으로 이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너무 비싸다"며 "청약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소 "언론만 과열됐다"

어떤 곳은 '부동산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10여개의 공인중개소가 한 건물에 모여 있었다.
어떤 곳은 '부동산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10여개의 공인중개소가 한 건물에 모여 있었다.오마이뉴스 선대식
오후 5시 인근 공인중개소를 찾았다. 신도시답게 많은 공인중개소가 난립해 있었다. 어떤 곳은 '부동산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10여개의 공인중개소가 한 건물에 모여 있었다. 이날은 절반 정도의 공인중개소만이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투기단속반이 떴기 때문이었다.

입주가 시작된 시범단지 내 ㅇ부동산을 찾았다. 시장 분위기를 묻자 김모 대표는 "동탄 신도시가 신도시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흘러나올 때부터 호가가 5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답했다.

"그것을 호가라고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최소한 3000만원 정도는 올랐다고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근 공인중개소 대다수는 "거래가 없어 시장 상황의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근의 ㅅ공인중개소를 찾아 주변 아파트 시세를 물었다. 김모 소장은 "올해 초 입주 당시 시세가 4억7000만원에서 5억원이었던 포스코와 삼성의 32평 아파트는 지금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4억2000만~4억3000만원 하던 급매가 사라지거나 시세에 가까워졌는데, 이걸 가지고 호가가 4000만~5000만원 올랐다는 건 언론에서 한쪽 면만 보고 부풀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초 부동산 대책 이후 지금까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호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열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동탄 2기 신도시의 분양가를 800만원 수준으로 정한다고 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1기 신도시에서 집을 사려던 사람은 2기 신도시로 갈아탈 것이다. 최소한 이로써 신도시 건설로 인한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를 가지고 들썩인다고 하는 것은 언론에서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다."

인근의 ㅂ부동산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이 관계자는 "입주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양도세를 물면서까지 팔 사람은 없다"면서 "거래가 없기 때문에 언론에서 어떤 근거로 들썩거린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들썩거리는 건 동탄신도시가 아니라 언론"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주민 "언론 보도 이해 못해"

6월 4일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의 모습.
6월 4일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의 모습.오마이뉴스 선대식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 8시,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마을 주민들 역시 신도시 발표 이후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더샾 33평형에 사는 전미경(33)씨는 "큰 변화를 못 느끼겠다"고 전했다.

같은 아파트 37평형에 사는 서복순(44)씨는 "신도시 발표로 조금 기대가 되고 기분이 좋다"면서도 언론의 보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도세 때문에) 지금 집을 못 파는 상황에서 언론이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발표 다음 날 하루 만에 호가가 5000만원 올랐다는 보도를 보고 오히려 우리가 깜짝 놀랐다. 그 내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누가 올린 것이냐?"
#동탄 #신도시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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