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이 '파티셰' 꿈 막을 수 없어요"

급성골수성백혈병과 투병 중인 조현욱군 주위에 안타까움

등록 2007.06.06 13:26수정 2007.06.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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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셰(patissier: 제빵전문가)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꼭 병을 이겨내 제 꿈을 이룰 거에요. 그게 저를 위해 고생하고 계시는 엄마한테도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10월 초, 조현욱(15·아산시 신창면)군은 여느 때와 다르게 몸에 이상함을 느꼈다. 괜히 어지럽고 힘이 쭈욱 빠지며 구토가 계속됐다.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1주일 정도 지났을 즈음에는 온몸에 빨간 반점이 생기며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가 더 심해지더니 급기야 쓰러졌어요."

혈소판이 터진 것이었다. 천안 순천향대 병원으로 옮겨진 현욱군과 어머니 이혜연씨는 검사결과를 전하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급성골수성 백혈병'입니다."

현욱군은 곧바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고, 지금까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가며 세 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형 정훈(17)군의 골수가 맞아 지난 2월 이식수술을 받고 지금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며 완치에 힘을 쏟고 있다.


"눈앞이 캄캄하고 앞길이 막막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요.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수술과 치료를 잘 받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나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혜연씨는 항암치료로 쇠약해진 현욱군의 손을 잡으며 주위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대신 전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과 투병 중인 조현욱군.
급성골수성백혈병과 투병 중인 조현욱군.박성규
"앞으로 5년 정도는 더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하더라고요. 현재는 골수이식에 따른 숙주반응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할 시기고요. 이식한 골수가 자리를 잡으려면 2년 정도는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때까지 현욱이가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엄마된 입장으로 견디기가 힘들 거에요."

현재 이씨는 현욱군을 돌보느라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하루종일 현욱군 곁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생활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수입이라고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받는 월 80여 만원이 전부다.

이 돈으로 현욱군의 병원비와 큰아들의 학비, 그리고 생활비까지 모두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씨는 염치가 없는 줄 알지만 현재로서는 주위 독지가의 손길이 아쉽기 그지없다고 말한다.

"현욱이가 빨리 건강을 되찾아 파티셰 꿈을 이룰 수 있기 바랄 뿐이에요. 꼭 그렇게 될 것이라 믿어요."

빨리 상태가 호전돼 학교를 나가고 싶다는 현욱군. 친구들도 그립고 선생님, 그리고 정든 교정도 그립다.

"빨리 파티셰의 꿈을 이뤄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고, 돈도 벌어 고생한 엄마에게 효도도 하고 싶다"고 강조하는 현욱군의 굳은 의지가 담긴 목소리가 마스크를 뚫고 크게 전해져 온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백혈병 #조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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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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