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지역성 상대적 낮게 취급"

강문구·안차수 교수 '6월항쟁 20주년기념 토론회'서 평가

등록 2007.06.08 08:33수정 2007.06.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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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운동이 난관을 타개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 6월 정신의 참여와 주체성을 바탕으로 민중적 기초와 아래로부터의 진보적 민주주의 실현·확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강문구·안차수(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가 7일 저녁 마산시청 강당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20주년기념 경남추진위원회' 주최 학술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두 교수는 '6월 항쟁의 재평가-민주화운동과 지역사회운동으로서의 위상과 새로운 방향모색'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두 교수는 "6월 민주항쟁으로 민주화의 문을 연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년을 맞이하여 지난 20년간 이룬 성과와 한계를 성찰하고 새로운 비전을 모색할 시점"이라며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민주개혁을 추동하며 자유민주주의 핵심인 시민권적 기본권도 괄목하게 신장됐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또 "제도정치가 민주적 틀을 갖추게 되었고 시민사회의 활동 공간 역시 확장됨에 따라 그동안 억눌려 왔던 평화, 생명, 지역,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의제들이 싹트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민주주의 위기의 핵심은 사회경제적 고통의 누적과 총체적인 삶의 질의 악화다, 민주정권에서 시작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중산층을 급격히 해체시키면서 사회양극화와 격차를 심화시켰고 민중의 삶을 현저히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교수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광주항쟁이나 부마항쟁에 비해 지역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취급됐다"며 "군사독재를 쓰러뜨린 전국민적 항쟁의 지역적 참여의 의의가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6월 정신으로 대변되는 시민과 민중의 저항과 현실참여가 지역사회운동을 통해 새롭게 진로를 모색할 시점이라는 것을 경남지역의 객관적 조건이 분명히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조건의 악화와 농업의 해체, 환경파괴를 통한 지속적 지역 개발, 그리고 지역주의 정치를 통한 지방 예속화와 부정부패로 얼룩진 지방자치의 이중 삼중의 험로를 다함께 헤쳐 나갈 준엄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분야별 성과와 평가 등 발표


이날 학술토론회에서는 사회 각 분야별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윤기 마산YMCA 기획부장은 '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마산YMCA'에 대해 발표하면서 " YMCA 활동은 기본적으로 70~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기를 거쳐 오는 20여 년 동안 지역에서 민주화운동세력이 드러내놓고 합법적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던 공간으로 이는 당시YMCA와 가톨릭여성회관 한교회 정도 밖에 활동 공간이 없었던 시대적 상황으로부터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경남지역 노동운동'에 대해 전창현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은 "80년대 노동운동사는 노동자들 스스로가 이러한 무권리의 상황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꾸준히 키워갔고, 그 정점이 노동자대투쟁"이었다며 "대투쟁의 결과물로 전국 최초로 마창노련과 진민노련이라는 지역연대조직을 건설하였고 이는 민주노총을 건설하는 초석이 됐다"고 설명했다.

'6월항쟁과 마창지역 학생운동'에 대해 조재석 진해시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은 "6월 항쟁 이후는 학생운동역량이 배가되고, 대중적 활동공간이 엄청나게 확장되었다"며 "당시에 많은 선배와 동기, 후배들이 감옥에 갔는데 이들의 투쟁과 희생의 성과물이 20년이 흐른 지금에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 어떻게 계승되어야 되는지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부문에 대해 이경옥 경남여성회 회장은 "경남여성회 풀뿌리 지역여성운동은 밑바닥에서부터 변화를 가져오는 운동, 우리의 일과 생활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운동을 의미한다"며 "운동은 변화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운동의 의미는 없다, 20년 전 6월 민중항쟁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여성운동의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운동에 대해 제해식 전농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1980년대 초반의 농민운동은 주로 가톨릭농민회나 기독교농민회로 대변되는 종교적인 농민운동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왔다"면서 "가톨릭농민회와 기독교농민회, 자주적 농민회의 세 개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서 많은 내부논의를 거쳐서 90년도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탄생까지 가는 과정을 밟게 되는데 6월 항쟁은 농민운동에 많은 변화의 지점들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교육계 활동에 대해 이민재 전교조 경남지부 사무처장은 "전교조는 그동안 교사의 발언권을 확대하고 정부의 교육정책에 맞서 새로운 교육정책이 학교를 휩쓰는 것을 가로막았다"면서 "전교조가 총력으로 정부의 교육정책에 맞서고는 있으나 학교 현장의 변화는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데 안팎으로부터 위기의 본질에 대한 지적을 받는 것이 이 지점"이라고 반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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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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