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 드롱은 알고 있을까? 무이자송을

무분별한 광고음악, 국민들에게 무차별 세뇌

등록 2007.06.09 09:46수정 2007.06.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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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부업체 광고에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들에 대해 말들이 많다. 대부업체들의 살인적인 이자로 인해 서민들의 등골이 휘어지는 마당에 일부 연예인들이 그런 광고에 등장하여 부담없이 더 빌려쓰라고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무이자 무이자~' 하면서 어린이들도 쉽게 따라부를만큼 중독성있는 CM송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대부업체에서 내보내는 이 광고의 음악은 원래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알랑 드롱(Alain Delon)과 달리다(Dalida)가 불렀던 샹송 'Paroles, Paroles'가 원곡이다. 물론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고 사용하는 것이겠지만 자신들의 명곡에 '무이자 무이자'라는 가사가 붙은채 한국인들에게 알려져서 빈축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알랑 드롱은 알고나 있을까?

사실 광고업계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에 상품 광고를 위해 개사한 곡을 CM송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이는 원곡의 뜻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면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모 보험회사에서 CM송으로 활용하는 '걱정을 모두 벗어버리고서 스마일 스마일 스마일'이라는 노래는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다 들어보았고 대충 따라 부를수도 있는 대중적인 곡이다.

그런데 이 보험회사 광고가 나온 뒤로 언제부터인가 이 노래를 떠올리면 그 광고 가사대로 따라 부르게 된다.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흥얼거리는 걸 몇 번 보았다. 어쩌면 광고회사들은 그런걸 노리고 이런 대중적 노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중에 이 광고가 없어지더라도 내 머릿속에는 원곡이 아닌 광고 가사대로 노래가 기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노래 속에는 노래를 익힐 당시의 추억도 함께 담겨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노랫말을 바꿔치기해서 밤낮 틀어대는 것은 옛 시절을 마구 짓밟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쾌하기까지 하다.

요즘 어린이들은 동요보다는 CM송을 더 많이 부른다고 한다. TV만 틀면 쏟아지는 온갖 광고들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내용을 생각해보면 소비만 부추길 뿐 별로 따라 부를만한 것들이 못된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런 세태 속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애창곡까지 무분별하게 개사하여 원곡마저 잊어버리게 만드는 광고회사의 횡포는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광고음악 #CM송 #무이자 #PAROLES #광고회사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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