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버리면 인생도 가벼워질까?

[서평]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등록 2007.06.18 10:46수정 2007.06.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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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
우리는 온갖 잡동사니에 속에서 살고 있지만 재활용 개념이 머릿속에 들어오고부터 더욱 무언가를 버리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언젠가는 쓰게 될 물건이어서 버리지 못하고 서랍에 고이 넣어두는 경우를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텐데, 저자는 그런 물건은 여과 없이 버리라고 말한다.

유행이 지나 입지 않는 옷이 있지만 그것을 사기 위해 든 비용을 생각하니, 또 몇 번 입지 않아서 버리기에는 아까워, 그냥 옷장에서 자도록 내버려 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므로 언젠가 입을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으면서 말이다.


과연 유행이 다시 돌아오면 그 옷을 입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유행이 돌아오더라도 그때가 되면 더 좋은 옷이 눈에 들어오지, 오래 전에 사둔 해묵은 옷이 눈에 들어오겠는지 반문한다. 최근 3~4년 동안 입지 않은 옷들은 과감히 버리자. 아니면 필요한 누군가에게 주자.

옷장을 열어보면 20% 정도만이 우리가 자주 입는 옷이고 나머지는 가뭄에 콩 나듯 한번씩 입는 옷이므로, 자주 입는 옷과 그렇지 못한 옷을 잘 분류해 정리해두면 꺼내 입기 편리하고, 색상별로 옷을 정리해두면 좋다고 한다. 되도록 한번 입고는 안 입는 옷을 만들지 않으려면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두 번 이상 생각해서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라는 이야기도 덧붙여 들려주었다.

옷을 예로 들었지만 모든 물건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를 살면서 물건이 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과소비에 노출된다. 가격이 높은 것만 과소비인가.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과소비에 해당된다. 공급이 넘치면 자연 기존의 물건은 찬밥 신세가 되기 마련이고 그래도 버리기에 아까우면 바로 잡동사니로 전락해 집안을 어지럽히게 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저자는 아주 작은 것부터 정리에 들어가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책상 서랍이나 화장대 서랍부터 정리해보는 것이다. 작은 서랍이지만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잡동사니들이 들어 있는가. 서랍부터 신발장, 옷장 등 계획을 세워 하나씩 정리해보자. 서랍의 무게만큼 우리 마음의 무게도 가벼워질 것 같다.

주변이 어수선하면 인생이 꼬인다


저자는 4가지 카테고리를 정해 잡동사니를 정의했다.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 조잡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 좁은 장소에 넘쳐흐르는 물건들, 끝내지 못한 모든 것' 잡동사니에 의해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예상외로 많았다. 잡동사니를 버리면 인생도 가벼워질까?

잡동사니는 피로와 무기력을 가져오고 과거에 집착하게 하며 몸을 무겁게 하고, 혼란을 부른다고 한다. 더 나아가 모든 것을 미루게 하고 상대가 나를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며 주변 사람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게 하며 인생을 정지시킨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잡동사니가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많은 영향을 준다니 놀라웠다.


잡동사니를 쌓아두고 버리지 못하는 마음은 다름 아닌 미련이다. 물건을 정리하듯 마음도 정리해야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그것이었다. 마음속에 해묵은 감정들, 생각들을 말끔히 치워버리자. 물건을 정리하듯 마음속의 짐도 그렇게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걱정은 쓸모없는 시간 낭비이며, 하면 할수록 머릿속에 잡동사니만 만들어져 뭔가에 대해서 명료하게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걱정을 멈추는 방법은 우선 무엇이든 신경을 쓰면 쓸수록 그것이 크게 불어난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걱정을 하면 할수록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걱정은 뿌리깊은 습관이 되었다. 따라서 걱정을 피하려면 의식적으로 다르게 행동하기 위해 스스로 훈련해야 한다.

… 일어날까 봐 걱정스러운 일보다는, 일어나길 바라는 일에 더 많은 생각을 쏟자. 이미 일어난 멋진 일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더 멋진 일들이 찾아오도록 만들자. 지금 당장 자신의 걱정거리 목록을 만들어 보자. 다음 번에 그 걱정이 떠오른다면, 곧바로 생각을 바꾸는 연습에 돌입하자. - 183~184쪽


걱정을 비롯하여 불평과 불만, 험담, 잡념 등 내면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버리는 것이 마음 청소다. 우리가 하루에 6만 가지 생각을 하고 살지만, 대부분 어제 했던 생각을 오늘 다시 하고 있다 한다. 좋은 생각만 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짧다. 이 책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듯 마음의 잡동사니도 훌훌 날려 버릴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데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하는 잡동사니 청소, 2013 원서개정판

캐런 킹스턴 지음, 최지현 옮김,
도솔, 2016


#캐런 캥스턴 #잡동사니 #아무 것도 못 버리는 사람 #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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