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부천만화정보센터 제공)
이르면 7월 말부터 전국 편의점에서 만화책을 구입해 볼 수 있게 된다.
한국만화출판협회(회장 황경태, 이하 만출협) 박성식 사업국장은 "한국만화출판협회가 유력 편의점과 연계해 2030 세대를 겨냥한 편의점용 고급 만화 시리즈를 준비중에 있다"고 7일 밝혔다. 문화관광부 국고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이번 시리즈는 오는 7월 말께 대중에 선을 보일 예정. 협회는 현재 모 편의점 체인사업자와 의견을 조정하고 있다.
물론 지금껏 편의점에서 만화책을 전혀 팔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만화잡지와 몇몇 기획 단행본이 일부 편의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던 것. 그러나 편의점을 겨냥한 본격적인 만화 시리즈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새 시리즈의 탄생을 만화계는 환영하고 있다. 편의점과 결합한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척박한 만화시장 유통구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1990년대 말 만화대여점 확산으로 국내 만화시장이 대여시장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일선 서점과 가판, 문방구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붕괴했고, 오프라인 만화잡지 시장 위축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국산 만화콘텐츠 판매 유통망은 나날이 위축되고 있다.
'만화왕국' 일본에서는 이미 편의점을 통한 만화 판매가 일반적인 현상인데, 실제로 전체 편의점 매출의 30%가 만화책 판매에서 발생하고 있고, 만화출판사로서도 가판과 서점, 편의점 모두를 소홀히 할 수 없을 만큼 편의점은 주요한 판매 창구로 자리하고 있다.
새 시리즈는 구매력이 높은 20~30대 이상 성인독자들을 타깃으로, 32페이지 내외의 밀도 높은 내용이 담긴다. 우선은 1차년도 사업기간 동안 10편 내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 모두 컬러에 수입지를 사용한 고급스런 만화이지만 '만화 대중화'에 걸맞게 저가 정책을 내세워 가격은 권당 20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새 시리즈의 편집장으로 참여하게 되는 박성식 사업국장은 "2030세대가 만화문화로 다시 돌아와줘야 만화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에 2030세대를 타깃으로 했다"며 "하이틴 만화와 흑백만화에 집중됐던 기존 만화 틀에서 벗어난 본격적인 의미의 고급 성인만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성인만화 하면 따르는 외설, 폭력에 대한 우려 또한 불식시킬 것이라 말했다. 2030세대가 다같이 공감하는 주제, 소재, 스타일로 승부한다는 것.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작가들 또한 준비된 상태. 현재 이현세, 신일숙, 이충호, 김진태 등 쟁쟁한 인기작가들이 속속 참여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만출협은 이번 '편의점 시리즈'를 산업적으로 연계할 청사진 또한 내놓고 있다. △편의점 중심 오프라인 판매를 1차 수익 창구로 해 △대형포털사이트와 주요 이동통신사 대상 온라인 판권 판매 △유럽,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시장 판권 판매까지 염두에 둔 다각도의 계획안이다. 이를 통해 그간 '문화적 대안'은 돼 왔으나 '산업적 대안 '으로는 약했던 온라인 만화의 문제점들-저작권이나 작가의 원고료 문제-도 다소 해결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국장은 "오프라인 만화시장이 몰릴 대로 몰린 상황에서 작가들에게 정당하게 지불하는 새 오프라인 통로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산업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하고, "성공 여부를 떠나 기존 폐쇄적 유통망에서 벗어나려는 만화계의 적극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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