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뮤지엄'은 나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을 파는 기념품 가게였다.정철용
그래도 뭘 좀 알아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몇 분 동안 서서 안내전단들을 읽어 보았더니, 이곳에 들어차 있는 많은 건물들 중에서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것은 10개 밖에 안 되었다. 나머지 30여 개 건물들은 세미나, 소규모 회의, 연회, 결혼식 등의 행사에 대여해주거나 이 지역내 자잘한 사회봉사단체들이 입주해서 사무실로 쓰고 있어서 바깥에서 건물 외관만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 것은 우리 말고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일정을 짜면서 참고했던 안내책자에 따르면,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농부들의 장터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했다. 따라서 토요일에 이곳에 오면 흥청거리는 장터 분위기로 인해서 옛 마을의 정취를 훨씬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농부들로 붐비는 장터는커녕 관광객 한 명도 얼쩡거리고 있지 않으니, 이곳이 정말 ‘역사 마을’이 맞는가 의심될 지경이었다. 그래도 벌써 들어왔으니 어쩌겠는가, 둘러보고 갈 수밖에. 우리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건물 안내 지도와 안내문을 번갈아 보면서 탐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