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광고 중단' 마지못한 결정 아니길

[取중眞담] 네이버의 뒤늦은 결정... "포털 경쟁력은 이용자 편의성에서"

등록 2007.06.18 15:35수정 2007.06.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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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오는 7월부터 중단하기로 한 검색창 광고. ⓒ네이버


국내 포털 검색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페이지뷰 기준·코리안클릭 5월 자료)을 기록하고 있는 '공룡 포털' 네이버로부터 한가지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다음달부터 '검색창 광고'를 그만둔다는 소식입니다.

검색창 광고란, 네이버 접속 초기화면에서 검색창에 '○○○○를 입력해보세요'라는 문구가 자동으로 뜨고 사용자가 그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된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의 검색어 광고입니다.

검색어와 관련된 광고를 보여주거나 광고료를 낸 웹사이트를 검색결과 위쪽에 노출시켜주는 방식의 일반적인 검색어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검색창에서 검색어를 추천해준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의 요구를 잘 만족시켜주는 광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핏보면 별로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 이 검색창 광고가 왜 문제가 됐고, 네이버는 왜 이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한 걸까요.

실시간 인기 검색어 공신력 해친 '광고성 검색어'

한달 전 기사( 5월 17일자「김태희가 바나나에 넘어갔다고? '돈벌이 수단' 돼버린 인기검색어」)를 통해 검색창 광고가 문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네이버가 실시간 인기검색어와 광고를 연동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비판한 기사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바나나에 넘어간 태희', '문근영 주유소'와 같은 검색어들이 네이버의 검색창 광고를 통해 형성된 검색어들이며, 이 검색어들이 네이버 초기화면에 노출되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그대로 올라갔다는 겁니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바로 지금 네티즌들의 관심이 어디로 집중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것 자체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즉각적으로 기사화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인기 검색어에 광고성 검색어가 올라가면 광고의 효과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네티즌 관심의 방향을 보여주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의 공신력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도 이런 문제를 인식, 지난 4월 중순부터 검색창 광고를 통해 입력된 검색어는 인기 검색어에 반영되지 않도록 조치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번엔 아예 검색창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네이버 "포털 경쟁력은 결국 이용자 편의성에서 나온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검색창 광고가 당장은 돈이 되지만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결국 포털의 경쟁력은 이용자 편의성에서 나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이번 조치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차원을 넘어서서 이번 네이버의 결정은 한층 더 의미가 있습니다.

네이버측은 "검색창 광고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네티즌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네이버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네이버는 광고에 휘둘리는 포털 사이트의 이미지를 벗고, 충실한 본래의 기능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결국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의 위상이 강화될수록 기존 미디어나 정치권 등으로부터의 견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공신력과 이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검색창 광고 중단'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결정이 견제와 비판 속에 마지못해 내린 결정이 아니길 바랍니다.
#검색창 광고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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