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운송료를 내야 하는데요."공항 직원이 슬픈 말을 한다. 사실 이번 C항공사는 캐나다로 가는 경우 자전거당 65달러를 내야한다. 그래도 공항에서 이야기해서 한번 저렴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전혀 통하지가 않는다. 결국 한화 4만2천원을 내버렸다. 거기다가 경유하는 구간마다 짐을 모두 찾아야 하고 운송료를 또 내야 한단다. 첫 번째 목적지인 체 게바라의 숨결이 살아있는 쿠바로 가려면 인천-캐나다 밴쿠버-토론토-쿠바 하바나까지 비행기를 3번 갈아타야 하고 짐을 3번 찾아야 하고 운송료를 2번 내야 한다."밥 잘 먹고 다니고, 비오고 태풍 오면 자전거 타지 말고…. 위험한 데 가지 말고 건강하게 잘 다녀와~" 어머니의 마지막 인사말을 뒤로 한 채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웅- 웅- 부-왕! 드디어 한국 땅을 벗어나기 시작했다….아…. 1차 자전거 세계 일주를 마치고 3개월 동안 참 분주하게 보냈던 것 같다. 의미 있었던 일도 많았지만, 어찌되었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고 이제 다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하늘 위로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항상 무언가를 하나씩 빠뜨리고 세울 수 없는 만큼의 벅찬 행동이 요구되는 일들을 잔뜩 세우고 모두 이루지 못함에 안타까워하고 내가 하는 일에만 정신을 잃고 친구의 눈물을 보지 못하기도 하고…. 나는 그렇게 여러 모로 부족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9개월간의 여행기간 동안 내가 챙기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워준 사람이 있었고 혼자 이루기 벅찬 일들을 대신 해준 사람이 있었고 나의 눈물을 닦아준 사람이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슴 한구석에 아주 뜨거운 그 무언가가 느껴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의 씨알'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 실제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말이다. 그래서 2차 자전거 세계일주의 목적들을 다시 정했다. "인간의 신뢰성 회복, 대한민국 홍보, 희망질문을 통해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동기부여 전문가'로서의 훈련, 세계의 기독교 선교지 상황보고"에 두었다.
2007년 6월 13일부터 2007년 12월 10일까지 쿠바, 남미, 북아프리카를 여행할 계획이다. 인간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저녁마다 현지인의 집을 찾아가 도움을 구할 것이며 아직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정악대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며 한국 음악만의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희망은 무엇입니까? 3가지만 알려 주십시오"라고 그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있던 희망을 다시 꺼내주고 싶다.
그리고 현지의 교육기관들과 교회에서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면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동기부여 전문가로서의 꿈에 한 걸음 다가가고 싶다. 내가 밟는 땅에 내가 만나는 이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지지해주는 이들에게 '희망의 씨알'을 선물해주고 싶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알고 내가 모르는 사람 모두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열정의 희망의 씨알이 자라나기를 기대해본다.만약에 정말 포기해야 상황이 생겨버린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에 대한 믿음만큼은 나의 심장이 뛰는 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세상은 고통스러운 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 또한 가득하다"는 누군가의 말이 가슴속 깊이 새겨지는 날이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체 게바라의 숨결이 살아있는 쿠바 하바나에서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 박정규 올림.
2007.06.18 16:16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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