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를 캔다, 가족의 '정' 캔다

땅끝 체험어장에서 조개랑 게 잡고 해양자연사 관찰학습까지

등록 2007.06.19 19:05수정 2007.06.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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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기만 한 조개잡기 체험. 해남 대죽리 앞바다에서 해볼 수 있다. ⓒ 이돈삼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작은 조개라도 한 알 건지면 정말 오지다. 그 오진 맛을 보면서 아예 작정하고 조개(바지락)를 잡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땅끝마을'에서 가까운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대죽리에 있는 조개잡이 체험어장이 그곳. 다른 데와 달리 갯벌에 사는 바지락과 게, 소라, 낙지를 관광객들이 직접 잡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조개는 갯벌을 무조건 깊이 판다고 해서 잡히는 게 아니다. 살짝 헤집기만 해도 지천이다. 다만 조개들이 껍질에 갯벌을 가득 묻히고 있어 돌과 구별하기 힘든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래도 바닷가에서 조개와 게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잡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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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봉 어촌계 총무가 체험을 온 관광객에게 조개잡는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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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무런 준비없이 찾아도 체험이 가능하다. 어촌계에서 장화와 호미 등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 이돈삼

빈손으로 가도 조개를 잡는데 불편함이 없다. 어촌계에서 조개류를 채취할 수 있는 호미와 신발, 바구니 등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대신 입장료 명목으로 1인당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을 내야 한다.

채취량은 1인당 플라스틱 바구니 하나로 제한한다. 다른 사람들의 체험을 위한 배려에서다. 아직 덜 자란 게나 조개를 잡지 않는 것도 주의사항 가운데 하나다. 어린 것까지 마구 잡을 경우 씨가 말라 더 이상 갯벌체험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체험하면서 주린 배는 부녀회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바지락을 이용한 칼국수와 회, 전, 구이 등으로 채울 수 있다. 앞바다에서 잡은 조개로 요리한 음식의 맛이 일품이다. 국물 맛도 시원하다. 수고비만 주면 직접 잡은 조개를 요리해 주기도 한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간이목욕탕과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주차장도 넓다.

만조 때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돼 물이 빠지면 모습을 드러내는 바닷길도 환상적이다. 체험어장 건너편에 있는 죽도(대섬)까지 2㎞를 걷기 위해 부러 찾는 연인들도 있다. 여기에는 돌파래와 굴, 조개, 게 등이 많다. 미처 몸을 숨기지 못한 낙지를 만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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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섬. 대죽리 앞바다에 물이 빠지자 조개와 소라 같은 것을 잡으려는 주민들이 줄을 지어 갯벌로 나가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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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면 우항리에 있는 공룡박물관.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정말 좋은 곳이다. ⓒ 이돈삼

땅끝전망대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송호해수욕장 등이 체험어장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달마산 준봉들을 배경으로 한 미황사도 가깝다. 황산면 우항리에 있는 공룡박물관은 여행객들을 9천만 년 전 신비의 쥐라기 공원으로 안내한다.

천년고찰 대흥사를 끼고 있는 두륜산(해발 703m)에 오르면 바다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해남유스호스텔 입구에서 고계봉 정상까지 1600m를 오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도 타볼 수 있다. 이래저래 해남은 아이들이랑 함께 찾아가는 가족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체험어장에 갈 때는 물때를 꼭 맞춰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의 체험 나들이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nori.go.kr) 조석예보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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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케이블카(왼쪽 사진)와 그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고계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다도해 풍경(오른쪽).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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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갈두항.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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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자연사박물관에서 해보는 바다체험. 눈으로만 보던 바다를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다. ⓒ 이돈삼


해마는 수컷이 알을 부화시킨다고?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 처음 들은 재미난 이야기들

▲ 땅끝여행에 함께 간 슬비와 예슬이가 땅끝자연사박물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이돈삼

고래상어는 몸집은 크지만 멸치 같은 작은 고기를 주로 먹는단다. 성질도 매우 온순하다고 한다. 해마는 수컷이 알을 부화시켜 기른단다. 수컷이 산란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생물이라고.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 안 사실이다. 이 박물관은 땅끝마을에서 완도쪽으로 4㎞지점, 해남군 송지면 통호리에 자리하고 있다. 송호초등학교 통호분교 터를 마도로스 출신인 임양수(51)씨가 몇 해 전 박물관으로 바꾼 것.

여기에는 임씨가 '뱃사람'으로 25년 동안 40여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직접 모은 생물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품은 해양뿐 아니라 육지에 사는 생물까지 포함해 모두 3만여 점에 이른다.

산호와 조개류, 어류 등 진귀한 해양생물을 직접 탐험할 수도 있다. 140㎏이 넘는 거대한 식인조개, 길이가 8m나 되는 초대형 고래상어, 흑범고래, 대형철갑상어와 1억 년 이상 된 어패류, 화석 등 책에서만 보았던 바다 밑 역사까지 엿볼 수 있다. 수백 종의 나비와 곤충류, 파충류와 포유류는 덤이다.

전시품마다 원산지와 학명, 생식구조, 서식처 등 다양한 해양 지식을 재미있게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자녀들의 해양체험 학습 공간으로도 좋은 이유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해남군청 해양수산과(☎ 061-530-5414)나 체험마을 총무 박상봉(☎ 011-9090-2436)씨한테 물어봐도 된다.

덧붙이는 글 해남군청 해양수산과(☎ 061-530-5414)나 체험마을 총무 박상봉(☎ 011-9090-2436)씨한테 물어봐도 된다.
#땅끝마을 #대죽리 #조개 #체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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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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