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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흘리는 누렁이 암소. ⓒ 이승철
2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한미FTA 반대 농민 집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농민들의 수는 1만여 명을 헤아렸다. 광장을 가득 메운 농민들은 뜨거운 태양빛도 아랑곳없이 'FTA 반대'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국과 미국 정부 간에 체결되어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국회비준을 저지하자는 농민들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것 같았다. 대회장에 모인 농민들은 지역별로 모여 앉아 음료수와 간단한 간식을 나누며 모두들 진지하게 대회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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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 앞 광장의 한미 FTA 반대 농민 집회.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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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운 농민들. ⓒ 이승철
소리패들의 공연으로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단상에 오른 연사들이 열변을 토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일체감을 다지는 모습이었다. 농민들은 그동안의 농사일로 대부분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는데 몇 명의 농민들은 상복을 입고 나와 죽음에 직면한 우리 농업을 생생하게 전했다.
몇 명의 여야 정치인들도 나타나 눈도장을 찍는 모습이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취재 기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사람은 누렁이 암소와 달구지를 끌고 멀리 전북 김제에서 올라온 경용근(70) 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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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소리패 공연.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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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날리는 깃발. ⓒ 이승철
경 노인은 달구지를 끄는 누렁이 암소를 끌고 광장을 한 바퀴 돌아 본부석 뒷자리 옆 공터에 앉아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는 동남아에서 온 농민들도 함께 하여 우리 농민들의 FTA 반대 집회를 격려하였다.
하얀 한복에 밀짚모자를 쓴 경용근 노인은 누렁이 암소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과 기자들의 질문을 받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누렁이 암소가 눈물을 흘리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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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겁고.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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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복을 입은 농민들. ⓒ 이승철
그래서 재빨리 앞쪽으로 다가가 살펴보니 두 눈을 껌벅거리는 누렁이 암소의 눈에서 정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암소가 정말 슬퍼서 눈물을 흘렸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농민들이 가슴을 치며 절박한 마음으로 FTA 반대 집회를 하는 장소에서 흘리는 암소의 눈물이어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농민들은 집회 후 을지로 거리를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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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쪽에서는 모여 앉아 토론도 하고.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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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에 참가한 경용근 노인과 누렁이 암소, 그리고 달구지.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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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농민들을 격려하는 외국인 농민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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