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돌파' 박근혜, 이명박에 역전하나

[분석] 이 캠프 "바닥치고 상승 국면" vs 박 캠프 "이미 앞섰다"

등록 2007.06.25 09:14수정 2007.06.25 14:25
0
원고료로 응원
a 크게 벌어졌었던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들어 한자릿수로 굳어진 양상이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토론에 나선 두 사람.

크게 벌어졌었던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들어 한자릿수로 굳어진 양상이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토론에 나선 두 사람. ⓒ 사진공동취재단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꿈틀대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박근혜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는 추세다.

가장 최근 조사는 <중앙SUNDAY>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21, 22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명박 35.2% 박근혜 30.1%. 지지율 격차는 5.1%P로 오차범위 안이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이 30%대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전체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6월 들어 여론조사를 실시한 11개 언론사의 조사결과를 같은 기관의 한달 전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2.6%P에서부터 많게는 11.1%P까지 하락했다.

반면에 박 후보는 11개 여론조사 중에서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0.4%P에서부터 많게는 11.1%P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서 보듯, 이 후보에게서 이탈한 '표심'이 모두 박 후보를 향한 것은 아니다. 이탈층 일부는 박 후보가 흡수하지만, 일부는 부동층화 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명박 지지율 하락, 호남표의 이탈 영향 커

이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표의 이탈이 큰 탓이다. 동아일보-KRC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최근 3개월간 한나라당 빅2 후보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분석한 최근호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호남권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에 박 후보는 호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 상승을 이뤄냈다.

그러나 현상을 지역별로 보면, 이른바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 지각변동이 더 크게 감지된다. 지역정서의 특성상 이 지역에서의 이명박 이탈표는 대부분 같은 영남후보인 박근혜 후보에게 흡수되어 효과가 배가 되기 때문이다.


<중앙SUNDAY>의 이번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박 후보를 크게 앞서지만, 박 후보는 영남에서 이 후보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월 27일 50.3%였던 이 후보의 대구-경북지역 지지도는 29.7%로 추락한 반면에 박 후보의 지지도는 26.1%에서 45.9%로 무려 20%P 가량이나 상승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지지도 역시 이 후보는 33.5%에서 27.9%로 하락한 반면에 박 후보는 27.5%에서 38.5%로 11%P나 올랐다.

이처럼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지지율 역전현상에 대해 박근혜 캠프의 대변인인 이혜훈 의원은 "대구-경북지역은 '반노무현' 정서가 강한데 검증공방을 거치면서 '이명박은 노명박'이라는 인식이 증가하면서 박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수적인 대구-경북지역에서 그동안에는 '여자가 (대통령) 되겠나' 하는 정서가 강했는데 정책토론회와 검증 공방을 통해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박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지율 변화의 배경에는 대체로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와 그 이후 불거진 검증 공방이 이 후보 지지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결과 추이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재오 "이명박 지지율, 회복세로 돌아섰다"

1차 하락의 분수령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후보 자신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설명하는 제1차 경제분야 정책비전토론회였다. 이 후보는 이 토론회에서 박근혜를 후보를 비롯한 다른 네 후보의 집중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대운하에 대한 설명과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도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왜 대운하가 필요한지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그 결과 토론회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5%P 전후의 지지율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5월 16일 실시된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 조사 때 40.6%였는데, 6월 6일 조사에선 35.6%로 떨어졌다. YTN-글로벌리서치 5월 17일 조사 때 38.8%였다가 6월 7일 조사에선 35.9%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좁혀진 2차 하락은 이 후보가 16일 자녀들의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면서부터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5월 29일 조사 때 이 후보 지지율은 44.2%였는데, 6월 20일 조사에선 37.8%로 떨어졌다. 6월 7일 글로벌리서치 조사 때 35.9%였던 그의 지지율은 21일 30.5%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일요일인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예상했던 선에서 지지율 하락이 멈췄다"며 "현재 이 후보 지지율은 38%대"라고 주장한 것도 더 이상의 하락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캠프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부터 바닥을 친 이후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캠프 "이명박 하락세 계속될 것"

그러나 매주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박 캠프에서는 "(자체 조사에서는) 이미 4주 전부터 오차범위에서 경쟁하다가 이미 박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다"(이혜훈 의원)고 주장한다. 이혜훈 의원은 특히 "토론회와 검증 공방을 거쳐 이 후보에 대해 막연히 기대했던 '경제 대통령'의 거품이 걷히면서 생긴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에 이 후보의 하락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릿수로 굳어질 경우, 통상 '당심'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되는 박 후보가 경선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후보 캠프에서는 하락세를 멈추게 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완만하게나마 이 후보 지지도의 하락세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후보의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할 경우에는 박 후보가 다시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7월 중순으로 예정된 당 검증위 청문회가 두 후보의 지지율 싸움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이명박 #여론조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