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자전거 전국 여행 다섯 번째

대한민국 반 바퀴를 돌다

등록 2007.06.28 11:16수정 2007.11.27 11:51
0
원고료로 응원
여수에서 벌교를 지나 고흥반도를 휘돌아 보성만을 바라보며 땅끝을 거쳐 목포까지 3박 4일을 달렸다. 강릉서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여행은 목포에 도달함으로써 대한민국 둘레의 반 바퀴를 돌게 되었다. 총 1397km이다.2007년 6월 8일 금요일. 서대전역에서 여수행 무궁화 기차를 탔다. 평일이어서인지 빈 자리가 매우 많았다. 이번 기차는 지난 번 여수에서 올라가는 기차와 달리, 자전거를 넣을 수 있는 차량 사이의 빈 공간이 넓지 않았다. 무궁화호는 차량의 모양이 다 같은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닌가 보다.여수에 도착하기 전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기차 안에서 미리 준비해온 점심을 먹고 자전거도 조립하였다. 기차가 흔들리다 보니 조립하기가 불편하였다. 시간이 조금 더 들더라도 기차에서 내린 후 자전거를 조립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12시 30분에 여수역을 출발하였다. 1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니 차들이 많아 불편하였다. 해안가에 있는 도로로 가기 위하여 소라면을 넘어 863번 도로로 진입하였다. 왼쪽으로 순천만을 바라보며 올라갔다. 보성군으로 들어서며 순천만의 갈대밭을 찾았다. 보성군을 바라보는 순천만 입구에는 갈대가 끝없이 넓디넓게 퍼져있었다. 바다를 접하며 계속 달리니 여자만이 나온다. 대전에 ‘여자만 장어구이’ 식당이 있어 여자만이 어디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여자만은 순천만에 있는 것으로 벌교로 들어가는 좁은 만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여자만 장어구이 식당이 잘 되자 근처에 짝퉁인 ‘남자만 장어구이’가 새로 생겼다. 하지만 그 식당은 오래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벌교에 들어서니 5시였다.@IMG1@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6시 반에 출발하였다. 혼자서 여행하니 출발과 도착이 무척 자유롭다. 벌교를 지나니 바로 고흥반도로 들어선다. 순천만을 왼쪽으로 바라보며 계속 달린다. 가는 곳마다 방파제가 보이고 간척된 논이 보인다. 예전에는 갯벌을 논으로 만들어 이득을 보았을지 모르나 이제는 갯벌이 더욱 경제적인 가치가 있어지니, 당시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면 훗날 결국 그 피해가 되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당장 논이 부족하고 논을 만드는 것이 경제적 가치가 있어 그랬다고 이해를 하지만, 여러 부작용을 경험하면서도 지금도 새만금 같은 사업을 끝까지 밀어붙여 결국 물막이를 했으니 그 부작용이 언제 어떻게 나올지 사뭇 두려운 생각이 든다. 결국 사업을 시행함으로 이익을 취한 자는 떠나고 나중 부작용의 피해를 당할 자는 남아있는 사람이 아니겠는가?@IMG2@고흥반도의 해안가를 따라 달리니 소록도로 갈 수 있는 항구 도양이 나온다. 눈앞에 빤히 보이는 섬이 바로 애환이 많은 소록도이다. 그 가까운 섬에 이제 다리가 놓여지고 있다. 도양항 부근의 기사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역시 남도답게 음식이 풍성히 차려져 나온다. 불과 4000원인 가격에 비해 너무 정갈하고 많은 반찬이 나온다. 다 먹을 수 없어 먹을 수 있는 반찬 몇 개만 비우고 버리지 않도록 나머지는 손도 대지 않았다. 남도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풍성한 먹거리이다. 그만큼 인심도 후하다. 그래서 나는 남도여행이 좋다.@IMG3@보성만을 한껏 바라보며 기나 긴 고흥방조제 위로 바닷바람을 마음껏 마시며 달린다. 고흥반도를 벗어나 보성군으로 다시 들어섰다. 가능한 바닷가로 달리기 위해 득량만방조제를 건너 득량면을 돌아 율포해수욕장에 도착하니 5시다. 숙소를 잡고 근처 해수녹차온천에 피곤한 몸을 담갔다. @IMG4@다음날 아침 7시 반에 출발하여 땅끝을 향하였다. 장흥군으로 내려가니 끝자락에 마량이 나온다. 마량항은 작은 마을답지 않게 항구에 아주 넓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마량에서 고금도까지 연륙교가 설치되고 있었다. 다시 해안을 따라 올라가니 강진군이다. 만덕호제방 입구에 있는 상점에서 잠시 목을 축이기 위해 들어섰다. 주인인 듯한 사람이 매우 반갑게 맞이하며 맥주를 권한다. 자신도 산악자전거를 탄다고 하며 혼자 여행하는 나를 너무 치켜세운다. 어디가든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서로 반갑게 맞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IMG5@만덕호제방을 따라 도암면을 거쳐 땅끝에 들어서니 6시가 다 되었다. 땅끝은 예전과 달리 너무도 많이 변해 있었다. 오면서 예약한 관광호텔로 가니 언덕 위에 있고 방에서 보는 경치는 무척 아름다웠다.더욱 놀란 것은 평일의 숙박료가 인근 모텔비 수준으로 너무 싼 것이다. 떨어지는 석양을 감상하며 아늑하고 조용한 밤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제 남해 바다는 끝나고 내일부터는 서해바다가 이어진다. @IMG6@다음 날 8시 땅끝을 떠나 서해안을 따라 올라갔다. 77번 국도를 따라 화산면을 거쳐 황산면으로 들어섰다. 진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화원면으로 가니 금호방조제와 영암방조제가 이어서 나타난다. 금호호와 영암호의 그 광활한 모습은 순간 나를 압도하였다. 곧 이어 목포항이 보이고 목포역에 2시 반에 도착하였다. 기차 시간의 여유가 있어 바로 앞에 보이는 목포의 상징 유달산을 한 바퀴 돌았다.@IMG7@@BOX1@
2007.06.28 11:16 ⓒ 2007 OhmyNews
#순천만 #고흥 방조제 #마량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AD

AD

AD

인기기사

  1. 1 주민 몰래 세운 전봇대 100개, 한국전력 뒤늦은 사과
  2. 2 섭지코지 한가운데 들어선 건물... 주민들이 잃어버린 풍경
  3. 3 우리 부부의 여행은 가방을 비우면서 시작됩니다
  4. 4 월급 37만원, 이게 감사한 일이 되는 대한민국
  5. 5 제주도라 끊지 못하는 쿠팡, 근데 너무 괴롭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