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근 사장.하승창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의 인생계획은 온통 나누는 일과 관련 있다. 돈을 벌기도 전에 아이들한테는 유산을 넘기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 하고, 자신들이 갖게 되는 부와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실제 계획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그의 인생계획이다. 5년 전에 약속한 Joh professor ship도 돈이 있어서 약속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렇게 나누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 자신들이 스스로 약속한 나눔을 위해 그들은 돈을 벌어야 한다며 웃는다.
지금 자신들이 세운 재단도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단의 본격적인 활동이야 말로 이들의 은퇴계획이다. 은퇴하고 난 이후 자신들의 삶의 계획을 세우고 그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상근자도 없고 특별한 사무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이들 부부가 회사 일 짬짬이 재단 일도 하는 셈이다. 은퇴하면 회사를 매각하고 그렇게 생긴 돈으로 재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재단에 대한 공부도 할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은 민간 가족재단이지만 자신들의 은퇴 이후에는 본격적인 자선재단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돈을 벌기 전부터 자신들의 삶을 나눔을 위한 삶으로 생각하고 돈을 벌면서 은퇴 이후의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셈이다.
나눔도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된다. 이들 부부의 부모들 역시 평생을 사회봉사와 관련한 영역에서 살았고, 부부 모두가 그런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영향 탓인지 이들 부부의 큰딸도 비영리단체에 근무하고 있다.
수많은 미국의 민간 가족재단들 사이에 이처럼 성공한 기업가인 한인들도 나름대로 몫을 하려고 있다. 그 사람이 한인이든 멕시칸이든, 엥글로 색슨이든 미국이란 사회에서 벌어서 나누어야 한다는 철학이 넓게 자리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조 사장도 말하지만 빌 게이츠가 상속세 폐지를 반대한 것은 옳은 일이라는 것이다. 세금을 덜 받으면 그만큼 복지 혜택은 축소되는 것이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을 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로 보면 이득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떠나 온 지 오래되었지만 한국 사회도 이런 흐름이 확산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지금 미국으로 유학 오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보게 되는 데 최근의 유학생들의 개방적인 태도나 적극성을 보면 그만큼 사회가 발전했음을 느낀다고 한다. 확실히 자신들이 떠났던 시절의 한국과는 달라졌다며 한국사회의 변화에 놀라워하면서도, 지금 한국 사회에 정치적 리더들은 많은지 모르지만 정작 필요한 '사회적' 리더들은 적은 것이 문제로 보인단다.
한국 사회가 급속히 발전한 것에 맞추어 그만한 사회적 의식도 함께 성장해 가는 사회가 되려면 어느 영역이든 그만한 사회적 리더들이 많아야 하지 않겠냐며 사회적 리더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사회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뚜렷한 기업인들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연말에 내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눔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뚜렷한 기업인이 늘어나는 것도 한국 사회의 사회적 의식의 성장의 한 지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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