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학윤
있잖아 친구야! 회사 정원에 있는 라일락나무에서 말이야. 맴맴 소리가 들리데. 가만히 생각하니 며칠 전부터 들렸던 것 같은데 오늘따라 새삼스레 느낀 거야. 살금살금 다가가니, 인기척에 소리를 뚝 그쳐 버린 매미 녀석. 한참을 살펴서 찾아냈지. 허어 고놈 참. 여기서 뭘하고 있담?
어릴 적, 녀석들을 잡기 위해서 키보다 몇 곱이나 더 컸던 나무를 겁없이 타던 생각을 하니 갑자기 오금이 콱 저리더라. 지금 내 아이가 그런 짓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매나 아찔한 거.
말총으로 잡았더랬잖아? 옛날엔 벽돌을 가득 싣고 달구지(구르마)를 끌던 말들이 많아서, 말총 구하는 것이 그리 큰일은 아니었고. 그것 아니면, 낚싯줄이었지. 생각나? 휘청휘청 하는 가느다란 싸릿대 같은 나무를 꺾어 말꼬리나 낚싯줄로 올무를 만들었지.
갑자기 엉뚱한 이야긴데…, 혹시 말고기 먹어봤어? 맛있기는 한데 굉장히 질기지. 한참을 씹어야 삼킬 수 있었지. 말이 워낙 귀한 대접을 받는 시절이니 지금은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어린 시절 먹던 그 맛이 여전한지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 연탄불에 구워내는 말고기….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