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등록 2007.07.02 09:25수정 2007.07.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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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삼족오를 재등장시킨 대조영

삼족오를 재등장시킨 대조영 ⓒ KBS

<대조영>(연출 김종선 극본 장영철)의 6월 30일 방영분에서 삼족오가 재등장했다. 고구려의 상징이라고 일컬어지는 삼족오는 <대조영>에서 그동안 빈번하게 등장하였지만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를 그리던 최근 방송분에서는 종적을 감춘지 오래였다.

그러나 대조영이 소규모 부족들을 통합하여 고구려의 뒤를 잇는 나라를 세우려는 과정에서 삼족오의 기치가 다시 내걸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삼족오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새일까?


삼족오는 발이 세 개 달린 태양에 사는 까마귀로서 전설의 새이다. 중국의 상징인 용을 잡아먹기도 한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발이 세 개 달린 것은 3이 하늘의 숫자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도 전해진다.

삼족오에 하늘의 숫자의 의미가 들어있다는 것은 고구려가 평소 스스로를 천손이라고 칭한것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고구려는 이처럼 하늘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따라 중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신들의 상징인 삼족오가 중국의 상징인 용을 잡아먹는다는 전설을 만들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는 이렇게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삼족오를 숭배하면서 곳곳에 삼족오 문양을 새겨넣었다. 타국과 전쟁을 할 때에 삼족오 깃발을 내걸기도 했고 현재 발굴된 고구려 고분과 유물에서도 삼족오 문양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삼족오는 고구려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고구려의 건국과 고구려의 전성기를 그렸던 <주몽>(연출 이주환 김근홍 극본 최완규 정형수 정진옥)과 <연개소문>(연출 이종한 극본 이환경)에서도 삼족오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삼족오에 대해 물론 여러가지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 삼족오의 '오(烏)'가 까마귀가 아니라 검은색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족오는 발이 세 개 달린 까마귀가 아니라 그냥 발이 세 개 달린 새로 봐야한다는 것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학자들도 있다. 실제로 '오(烏)'라는 한자에는 까마귀말고 검다는 의미가 있는데 검다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것은 태양의 흑점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또한 삼족오는 고구려만의 상징은 아니었다. 원래 삼족오는 태양에 사는 하늘의 새이고 오행사상에서 북쪽을 지키는 새이다. 따라서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 국가와 민족에게서 삼족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하늘이나 해를 숭배했던 부여나 백제, 신라, 가야 역시 삼족오를 고구려처럼 상징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삼족오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삼족오가 가야에 의해 일본으로 전해져 오늘날은 일본축구협회의 엠블럼으로 이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민족을 상징했던 삼족오가 정작 우리에게는 잊혀져 있고 심지어 까마귀를 흉조로까지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그것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으로 인해 고구려의 역사와 삼족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시점이 우리의 삼족오를 되찾고 재인식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전 우리나라 국새를 새로이 만드는 과정에서 삼족오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과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직인이 삼족오 문양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국민들의 우리 고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앞으로 삼족오가 더 많은 관심과 재조명 속에서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다시금 높이 날기를 기대해본다.
#삼족오 #고구려 #발해 #대조영 #국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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