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높이 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지 못했다 (3)

등록 2007.07.04 18:53수정 2007.07.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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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하루를 시작하는 알림이고,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다.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려면 당연히 새벽과 아침이 좋아야 한다. 영국속담에는 '아침 시간은 황금(黃金)을 몰고 온다'고 했고, 러시아에는 '아침은 전날 밤보다 현명하다'고 했다.

한때 사이쇼 히로시(稅所弘)가 쓴 '아침형 인간' 시리즈가 크게 히트한 적이 있다. <아침형 인간의 성공철학> <아침형 인간의 생활혁명> <아침형 인간의 비밀>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 등 연작으로 출판됐다.

그는 아침형 인간의 특징으로 ▲자연의 리듬을 함께 사는 사람 ▲하루를 지배하는 사람 ▲자기의 인생을 다스리는 사람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는 사람 ▲진정한 건강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정리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좋다. '새도 일찍 일어나야 벌레를 잡는다'고 했다. Early Bird는 새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일찍 일어나야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다.

<추구집(推究集)>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은 이유를 3가지로 들고 있다. 첫째 부모님이 밤새 별고 없으셨나 문후(問候)를 여쭈어서 좋고, 둘째 맑은 새벽 공기를 마셔서 좋고, 셋째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벌어서 좋다고 했다.

A.쇼펜하우어도 "늦게 일어남으로써 아침을 줄이지 마라. 아침을 생명의 본질로서 어느 정도까지는 신성한 것으로 여겨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E.W.윌콕스는 "하루의 가장 달콤한 순간은 새벽에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은 줄은 알지만, 아침잠만큼 달콤하고 포근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원래 동물과 같이 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도록 돼 있다. 저녁 밤참을 먹어서 좋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러한 자연 이치를 어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사회가 발달하고 각종 미디어가 범람하면서 밤잠을 설치는 야행성 인간이 점차 늘고 있다.

아예 낮 근무를 팽개치고 야간근무를 주 시간대로 하여 일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생산현장에서는 2교대니, 3교대 제도를 운영하면서 야간 근무 파트를 별도로 지정하고 있고, 교통운수·호텔·주점 등의 서비스업계도 마찬가지다.

세계를 상대로 영업하는 수출입 업체와 금융기관 등에서도 밤을 낮 삼아 일하는 직원들은 별도로 있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24시간 풀타임 영업을 하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음식점, 헬스클럽 등도 생겨났다. 한마디로 도시의 밤은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야간근무에 따르는 이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밤에는 텅 비게 되는 사무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도 된다. 도시의 공동화도 막아주고, 교통난도 분산할 수 있다. 게다가 심야시간대의 전력비는 낮 시간대보다 훨씬 저렴하다. 야간에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용하게 일에 열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여전히 낮 시간대를 주 근무시간으로 하고 있다. 서머타임이 있거나, 특수한 출퇴근 제도를 갖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대개 나인 식스(9∼6)룰을 지키고 있다.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하는 방식이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8시간을 일하게 된다. 잔업을 하거나 특근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칼 출근, 칼 퇴근'을 한다. 정시 출퇴근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학교에서는 아침 9시 등교시간 직전, 교문 앞에서 지각학생을 체크하는 풍경을 가끔 볼 수 있다. 숨을 헐떡이며 교문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의 모습도 안타깝지만 그들이 과연 그 시각에 교실로 들어간다 해도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을 것이다. 그냥 지각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전 9시에 정시 출근하여 화장실 가고, 갔다 온 후 커피 잔을 기울이면서 조간신문을 펼쳐들고 있는 사원들의 모습도 그리 낯설지는 않다. 남들은 전략회의니 아침 미팅이니 하여 바쁘게 움직이는데 유독 늦게 출근한 사람만이 느긋하게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 직원이 일을 제대로 잘할 리 없고, 직장생활 역시 오래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을 잘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우선 여유가 생긴다. 아직 잠이 덜 깼다 하더라도 새벽 운동을 하거나 샤워 등을 하게 되면 잠은 금방 달아나게 된다. 아침 식사를 가볍게 하면서 오늘 할 일을 차분하게 체크할 수 있다.

약속사항을 확인하고, 인터넷이나 방송, 신문 등을 통해 밤새 발생한 국내외 뉴스 등을 정리할 수 있다. 자신의 e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연후에 집을 나선다면 그야말로 기분도 상쾌해진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면 다른 시간대보다는 길도 덜 막히고, 대중교통편의 경우 자리 여유도 있다.

잠이 모자랄 경우 차 속에서 잠을 보충해도 된다. 회사에 도착하기 전에 학원이나 헬스클럽 등을 나갈 수도 있고, 각종의 조찬 모임 등에 참석해 관심분야에 대한 지식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회사에 일찍 나오는 사람은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하루 일을 미리 준비한다. 아니, 정식근무시간 전에 하루의 일을 사실상 끝낼 수도 있다. 보고서류와 결재서류를 정리한 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부터 차분히 처리하고, 곧이어 필요한 회의를 열어 업무진행방향을 체크하면 된다.

그 다음부터는 필요한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이익창출을 위한 아이디어와 정보수집에 나서면 된다. 일찍 나오는 사람은 이처럼 매사에 여유가 있다. 일도 꼼꼼히 챙길 수 있다. 헐레벌떡 출근하는 사람에 비해 모든 부분에서 한 수 위이다.

문제는 어떻게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느냐이다. 특히 온종일 일에 시달리고, 또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접대니 면담이니 하면서 술자리를 이어가야 하는 많은 직장인들의 경우 아침잠을 줄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려운 일이다. 몰라서 못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알지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야 아침잠이 없어 그렇다 치더라도 젊은 사람이야 밤새워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예를 들어 내일 아침 이른 시간에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을 가야 한다든가, 새벽 골프 약속이 돼 있는 경우 어김없이 그 시각이 되면 눈이 떠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즐거운 일을 만들면 눈은 자연스레 떠진다. 자명종을 울리지 않아도, 누군가가 깨워주지 않아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게 된다. 아침에 뭔가 즐거운 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침잠을 일찍 깨려면 일찍 자는 수밖에 없다. 늦게 자기 때문에 늦게 일어나게 된다. 일찍 자려면 퇴근 후 될 수 있으면 일찍 귀가해야 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야간 강좌를 듣거나 야간 스포츠클럽, 야간 공연, 취미생활 등으로 밤 시간을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밤 시간을 가장 많이 뺏기는 것은 술자리이다. 갬블러(Gambler)의 경우라면 게임과 오락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날밤샘을 하기도 한다.

아침 일찍 출근하기 위해서는 이런 관심분야를 희생하거나, 아침시간대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 아침을 즐기다 보면 생체리듬도 자연스레 옮겨지게 되고, 신체 활력에도 도움이 된다. 웬만하면 아침이 좋다.

'동이 틀 때의 한때는 하루의 열쇠다.' 미국속담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사람의 직급을 한번 살펴보세요.

덧붙이는 글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사람의 직급을 한번 살펴보세요.
#이야기 #아침 #회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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