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성공 판단하는 잣대,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

시청문화 변화와 실시간 드라마 시청으로 시청률 조사 무의미

등록 2007.07.08 10:53수정 2007.07.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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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시청률과 인기도 면에서 따로 노는 드라마의 현상을 살펴보았다. 시청률이 높다 해서 모든 시청자들이 공감하거나,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과거처럼 드라마를 TV를 통해 보던 시대는 어느 정도 시청률과 인기도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었지만 TV시청자는 중장년층이, 10, 20대 시청자는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시청률에 의해, 시청률로 울고 웃는 방송사 덕분에 아직까지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시청률’에 달려 있다. 제아무리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를 클릭하고, 동영상이나, 캡쳐된 화면, 게시판이 뜨거워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드라마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새로운 잣대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TV는 인터넷의 발달과 TV의 진화로 ‘시청률’은 특정 기관에서 부여하는 숫자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대박드라마와 마니아 드라마의 용어도 엄밀히 말하자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박드라마 인기드라마 아니다!

이제까지 대박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를 지칭해왔다. 헌데 일부 기관에서 조사하는 시청률을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숫자라 하기엔 어쩐지 억지스러운 일면이 있다. 사실 이제까지 시청률 조사는 끊임없는 의혹에 시달려 왔다. 몇 달 전 TNS 시청률 의혹이 불거지면서 SBS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중 대표적인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와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있다. 이들은 시청률 산출 방식에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TNS미디어는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6개 광역도시에 살고 있는 2000가구, 8000명을 대상으로 패널을 선정해 산출한다.


반면 AGB닐슨미디어리서치디어는 서울, 인천, 경기 12개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청주, 춘천, 전주, 구미, 마산 등 전국 11개 도시 2050가구다. 연 3회 TV 시청환경에 관해 기초 조사, 계층화 무작위 추출에 따른 1차 표본을 구성한다. 이어 TV 시청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들을 고려, 부표본을 나열한 후 2차 표본가구를 추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선정하는 가구 수가 2000가구 정도를 넘나들고 있는데 이들이 한국 국민 5천만 명을 대표한다고 하는 것은 그 정확도에 의혹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청률 조사방법은 정확도, 조사방법 등이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시청문화가 중장년층과 10, 20대 층으로 드라마 시청 수단이 달라지면서 일방적인 시청률 조사가 어떠한 의미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시청률 대박드라마라 불리는 드라마들이 인기도에서는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보다 떨어진다. 심지어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짜증을 느끼는 이들도 적잖다.

즉 과거 일방향적인 TV시청문화가 자리 잡았을 때는 어느 정도 오차범위가 있었겠지만 시청률 조사방법은 하나의 근거가 되었다.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뢰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TV가 쌍방향성으로 바뀌면서 시청률 조사는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행해지는 TV시청률 조사는 ‘중장년층 TV시청률’이란 타이틀을 붙여야 한다. 역으로 말하면 우리가 ‘시청률은 낮지만 인기가 높은 드라마’를 지칭한 ‘마니아 드라마’라는 용어도 그 실체가 없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마니아 드라마가 어디 있어?

과거 일방향적인 TV시청문화였을 땐, 실제로 시청률은 낮지만 그것을 시청하는 소수시청자들을 주축으로 '폐인‘, ’마니아‘로 분류했다. 그리고 <네 멋대로 해라>, <다모> 등은 연인 인터넷 게시판을 주축으로 마니아들을 양산했다.

그러나 조금 더 세월이 흐른 지금 시청률은 낮지만 마니아 드라마라 불리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진지 오래이다. 그것은 인터넷 실시간 TV 시청과 ‘다시보기’, PMP 등과 같은 새로운 시청매체가 등장하면서 오직 TV 시청으로만 산출되는 시청률 조사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중장년층보다 하루 일과가 바쁜 10, 20대 시청자와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30대 시청자들은 TV시청을 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였다면 드라마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보거나, 재방송을 시청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으로 해당 방송사에 들어가 ‘On Air’로 시청하거나 보지 못한 드라마를 ‘다시보기’ 혹은 다운로드를 해서 시청한다.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PMP 등을 이용해 드라마를 시청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실시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단지 TV로만 시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시청률을 조사하기 때문에 그들의 조사 자체가 아무런 효과가 없으며, 실제로 시청률과 인기도가 이어지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시청률은 낮지만 인기 좋은 마니아 드라마’라는 용어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시청률 낮은 드라마 피해 누가 보상하나?

그렇다면 현재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가 받아야 하는 다양한 피해를 누가 책임을 져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광고 수입료도 대박이다. 그것은 시청률에 따라서 지원하는 광고가 달라지고, 시청률이 높으면 광고도 많아져 결과적으로 방송사의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시청률이 높지 않은 드라마는 결과적으로 조기종영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것이 어떠한 내용으로 어떻게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지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사칭률이 낮기 때문에 광고 수입도 감소한다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조기종영 철퇴를 맞았다.

또한 광고수입은 제작진과 배우들의 수상에도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 방송사에 높은 수입에 일조한 대박 드라마의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종영파티도 방송사 측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단체 해외여행이나 포상금도 마련해 준다.

그러나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는 종영파티는 차치하고, 포상금, 해외여행 등 자체는 꿈도 꾸지 못한다. 더욱이 연말 시상식에서 후보 명단에는 오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그리고 설사 올랐다 하더라도 역시 수상명단에서는 어김없이 제외된다.

실제로 <굿바이 솔로>에서 나문희는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되어 네티즌들이 인터넷 상에서 ‘대상’을 수여한 독특한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시청률은 낮지만 호평 받았던(받고 있는)<메리대구 공방전>, <마왕>, <경성스캔들>, <新현모양처> 등의 드라마는 연말시상식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시청률 하나에 이들이 받아야 하는 억울한 피해는 산더미다. 과연 이들을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특히 광고 수입에 의해 조기 조영되거나, 아예 작품을 제작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일은 앞으로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기에 한 번쯤은 이러한 문제들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시청률’로만 인식한 지금의 문화를 바꾸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다. 또한 성공여부를 어떠한 잣대로 판단하고, 시청률 조사 방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모두가 고민해야한다. 현재 소외받은 시청자들을 위해 여전히 소신대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제작진이나,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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