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경제력이 학생 성적을 좌우한다. 학교 끝나고 몇 십 만 원짜리 학원에 다니는 학생과 학교 끝난 후 컴퓨터 게임을 하며 엄마(혹은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때워야하는 학생의 경쟁 결과는 뻔하다.”
구윤미(32세, 부천동중, 9년차), 장경숙(33세, 부천남중, 5년차) 교사의 경험에 따른 확신이다.
늘어나는 한부모가정 학생
구 교사와 장 교사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 가운데 한부모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 반에 적게는 3~4명, 많게는 9명까지 한부모가정 학생이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이처럼 한부모가정이 늘어난 것은 IMF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94년 6만5천 건이었던 이혼건수가 10년 후인 2004년에는 13만9천4백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혼 사유 가운데 가장의 실직이나 사업실패 등 경제적인 이유가 14.7%로, 성격차이(49.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05년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부모가정은 124만7천 가구이다. 이 가정에 최소한 학생 한명이 있다면 현재 우리의 학교(초중고학생 약 1000만명)에는 적어도 한 반의 1/10 이상이 한부모가정의 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 교사와 장 교사는 “한부모가정 학생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부모가정은 왜 경제적으로 어려울까? 답은 “원래 어렵다”다. 우선 부모가 이혼하게 된 이유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인 경우가 많다.
장경숙 교사는 “모자가정의 경우 엄마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보험업, 제조업에 종사하고, 조금 나은 경우가 조그마한 옷가게를 한다. 교사나 약사 등 전문직을 가진 한부모가정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한부모가정 학생들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지정돼 학교급식을 무료로 제공 받는다. 물론 이마저도 조건이 까다로워 조그만 자동차라도 소유하고 있으면 대상에서 제외 된다. 구윤미 교사는 “많은 한부모가정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급식을 먹으며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도교육에서 소외될 확률 높아
한부모가정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사고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한 번 사고치면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 어렵다는데 있다. 학교에서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며 함께 지도해야 하는데, 한부모가정의 경우 부모가 경제적인 부분에 치중하게 되면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
결국 학교의 일방적인 징계가 내려지고, 이런 일의 반복으로 한부모가정 학생은 결국 학년유예나 권고전학, 퇴학을 통해 학교에서 멀어지게 된다.
장경숙 교사는 “어느 해는 내 반 9명의 한부모가정 학생들 중 단 한 명만을 고등학교에 진학시킨 경험이 있다”고 가슴 아파 했다.
이에 대해 장경숙 교사는 “학교에 상담 전문가를 두어 한부모 가정 학생들의 정서 안정을 도와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고 방황과 일탈을 하더라도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사람이 중요한데, 그것을 학교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윤미 교사는 “지역사회 또한 한부모가정의 부모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돼야만 한부모 가정 학생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노동세상(www.laborworld.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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