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당신!

도토리도사의 연애코치 2

등록 2007.07.24 10:07수정 2007.07.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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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토리도사님! 저는 아직 대학생인 여자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15살의 나이 차이에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죠. 처음부터 유부남인 줄을 알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서로 좋아하고 난 뒤에야 알게 된 것이죠. 너무 힘이 드네요.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아이가 있고 부인이 있는 것을 안 순간에도 이 남자 좋아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고, 그냥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 뿐입니다.

그의 얼굴만 봐도 좋고 그의 향기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눈물이 날만큼. 그 사람을 만나는 날은 그 사람이 유부남이라는 생각은 머리속에서 지워지고 마냥 좋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정말 제가 아는 어떤 사람보다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나에게 유별나게 특별하게 잘해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할 것도 세상엔 많은데 이 남자 때문에 아무 것도 하기 싫습니다. 학교도 그만두고 그 사람 곁에만 있고 싶어요. 그의 아이도 좋아요. 그 사람을 닮았거든요.

나이가 어려서 철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은 원래 한순간 뜨거웠다가 갑자기 식는 것이라는 충고를 준비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나이는 어려도 지금껏 이것 저것 겪어보지 않은 일이 없어요. 그러니 너무 쉽게 말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해요.

저도 유부남을 사랑하는 여자들을 잘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래도 얼마나 사랑했으면 다른 것을 포기해가며까지 결혼한 남자를 좋아할까 하고 생각 한 적은 많았어요. 막상 제게 이런 일이 닥치고 보니 어찌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네요.

이제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 보았지만 그래도 진짜 모든걸 걸만큼의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사람은 아니에요. 저 어떻게 해요. 이 남자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만약 그 사람도 모든걸 포기하고 저한테 오면 이건 나쁜 사랑이 아닌 거죠? 아이도 그 부인도 포기하고 저한테 오면 저와 그 사람이 정말 사랑한거니까,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간 것일 뿐이니까 죄가 아닌거죠? 그도 부인을 정말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라고 했거든요. 너무 힘이 듭니다. 사랑한 게 죄냐고 묻고 싶네요.

부산에서 대학생 지선(가명)이가


A. 에헤라디야~! 정말이지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로구나! 에라이 미친X(심의삭제)! 그래 하고 많은 남자 중에 고를게 없어 15살 연상의 노땅에 애까지 딸린 유부남을, 그래 뭐 어째? 사랑해? 얼씨구나~ 자진방아를 돌려라~! 에헤라디야~!

오늘은 신구 아저씨께서 지선이에게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다는구나. 내 신구 아저씨와 접신을 할 터이니, 주시는 말씀을 자알 새겨듣도록 하거라! 에헤라디얏~ 오오오~! %&뚄@**ㅉ@#(접신중)#%2%^^$%ㅉ! 휘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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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사랑을 알어?" ⓒ KBS

안녕하십니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조정위원장으로 나왔던 신구입니다. 오늘 참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는데요.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사랑은 기쁘고 감사한 것, 선한 것이어야지 않을까요?

나만 행복하고, 나만 기쁘고, 나만 잘된다고 그것이 꼭 좋은 것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은 오히려 독에 가까운 것이지요. 만일 어떤 남녀간의 사랑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고통받게 된다면, 또한, 다른 사람의 삶이 그들의 사랑으로 인해 무너지고 상처입게 된다고 한다면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들의 사랑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다른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될 수 있는 그것은 정말 사랑일까요?

"그것만 있으면, 거기에 분명 기쁨과 행복이 있을 거야" - 집착의 시작

본인의 감정을 한번 찬찬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그만 있으면, 그와의 사랑만 있으면, 거기에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있을 거라 믿고 있지는 않나요? 거기에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을 것만 같아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이미 나의 소유가 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손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은 아닐까요?

제게도 아주 오래 전 그 사람 아니면 안될 것 같고, 그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과의 사랑만 있으면 거기에 진짜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을 것만 같았던, 그런 열병같은 사랑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지선양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 당시의 저도 꼭 그랬던 것 같군요. 많이 아팠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많이 외롭고, 그리웠지요. 그렇게 몇 해를 간직하다 결국 마음을 접었던 기억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서,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고 꼭 그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당시의 생각이 실은 바보같은 환상이고 집착이었으며 또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람이 없어도, 그 사람을 잊어도 세상은 끝나지 않더라는 거지요. 그리고 다른 사랑, 아니, 진짜 사랑이 찾아오더군요.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제가 당시 그 사람과 만났더라도 분명 숱한 고통과 어려움, 괴로움이 닥쳤을테지요. 그 사람과 다투기도 했을 것이고, 이별하게 되었을지도 모르지요. 당시 아직 어리고, 아무 것도 이뤄놓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 사람을 내 곁에 붙들어 놓고 싶어서, 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더 잘하고 싶어 조바심내며 서둘러 뭔가를 성취하려 했을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그런 시도가 실패하고 좌절하면 엄청난 고통이 따랐을 테지요.

"난 로미오와 줄리엣 뺨치는 낭만적 사랑의 주인공이야" - 자기연민의 함정

또, 아련함과 그리움, 가슴이 욱신거리고 저미는 아픔에 중독되고 그런 상태를 즐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힘들고 아파서, 그립고 쓸쓸해서,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그런 상태를 즐긴다는 것입니다. 그런 고통이, 자신이 그토록 절실히 사랑한다는 증거라는 생각에 이를 은근히 즐기며 자기연민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이건 거의 나르시즘, 자아도취와도 같은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경우 다른 사람들의 말로부터 귀를 틀어막고 자신의 생각으로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 절제와 분별도 마찬가지

뜨거운 열정만이 사랑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그 남자와 그의 아내 사이 같이 오랜동안 서로 기대고 보듬으며 쌓아온 편안함과 익숙함이야말로, 그런 친숙한 관계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이들도 많답니다.

만일 지선양과 그 남자분이 오늘 그 뜨거운 열정을 좇아, 다른 것을 모두 포기하고 서로를 택했다고 합시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될까요? 글쎄요. 주위의 곱잖은 시선에 지쳐 이내 서로를 원망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혹은 지선양이나 그가 새로이 가슴 뛰게 만드는 이성을 만나, 이번에야말로 진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고 말하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살다보면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우가 최소 한번 이상 있게 마련입니다. 결혼해 배우자가 있고 아이가 있더라도, 어느날 문득 다른 이성을 보고 가슴이 뛰고 욕망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때에 바로 절제와 분별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절제와 분별이란 자신이 온 마음으로 집중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기억하고, 유혹으로부터 시선을 거두는 것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는 것. 유혹 앞에 예외를 두거나 타협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랑과 나아가 결혼생활을 지키는 비법이지요.

이러한 절제와 분별이라는 것은 이전까지는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나기 어려운 것입니다. 또, 한번 무너진 절제와 분별이 또 다시 무너지기는 쉬운 법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서 피눈물 빼고, 다른 사람 가슴에 피멍들게 하면, 언젠가는 그 아픔과 상처가 어떻게든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러고보면 아무 근거없는 말은 아닌 것이지요.

진부한 말이라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세상에 남자는 많습니다. 좋은 사람도 많습니다. 스스로 4주간의 조정기간을 갖으시고, 부디 스스로에게나 다른 모두에게 좋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신구 #사랑 #연애 #연애코치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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