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밤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에 모여 뉴스 속보로 협상시한 연장 소식을 접하자 전화로 다른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 무장세력이 24일 중 협상타결 가능성을 외신들을 통해 잇달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그런 낙관적 보도를 뒷받침할 징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4일 밤 비공식 브리핑에서 "무장단체 측에서 아직 석방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구'라고 할 때는 일정한 확인절차가 필요하다"며 "누군가가 방송국에 얼마를 원한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그것을 요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신중하게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상황을 분석하며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면서 "오늘 밤 11시 30분 이후에도 접촉을 유지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대변인 "오늘 저녁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관계자들은 24일 저녁부터 한국인 인질 문제가 이날 중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외신들에 잇달아 흘리고 있다. 현지 통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탈레반 지휘관 압둘라 잔의 대변인이 "23명의 탈레반 죄수 명단이 정부 협상단에 전달됐다"며 "오늘 저녁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것으로 전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정부 협상단 뿐만 아니라 한국 대사관 관리와도 협상을 했다"며 "한국 정부의 압력이 아프간 정부로 하여금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인질들 가운데 1명이 아프다"고 밝혀 한국 측에 조속한 협상 타결 필요성을 압박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일본 NHK방송은 탈레반 측 대변인이 "오늘(24일) 중 협상에 합의가 이뤄져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팀의 책임자인 키얄 무하마드 후세인 의원은 이날 NHK의 취재에 "교섭 중 탈레반이 한국인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대단히 큰 진전"이라며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의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새로운 진전 내용이 있다"고 강조했다.
NHK는 이어 한국과 아프간 정부 협상 담당자는 탈레반측이 한국인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을 명확히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