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를 지킨 고구려 군사들의 위용

[백령도 사진전 ③] 두무진 병풍절벽, 장군바위, 용기원산

등록 2007.07.26 11:20수정 2007.07.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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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번호 32. 두무진 포구 ⓒ 정만진

배를 타고 백령도를 도는 선상 관광은 이곳 두무진 포구에서 시작된다. 출발하면 바로 장군바위들이 나타나고, 병풍을 펼친 듯한 절벽이 계속 이어지는데, 중간쯤에는 코뿔소바위가 중국을 향해 머리를 치켜세우고 당당하게 서 있다. 포구에는 횟집도 즐비하다. 포구에서부터 걸어서 장군바위 쪽을 관광하는 육상 탐방로도 개설되어 있다. [사진= 두무진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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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번호 33. 하늘을 품은 바다 ⓒ 정만진

누가 '하늘, 땅, 사람'을 삼재(三才)라 했나. 두무진 포구에서 육상 탐방로를 따라 걷다가 철책을 따라 바다에까지 이르러보면, 하늘이 내려와 바위 사이에 잠긴 바다 속으로 들어온 광경을 볼 수 있다. 백령도에서는 하늘, 바다, 바위가 바로 삼재이다. [사진= 장군바위 아래로 물까지 내려가서 본 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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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번호 34. 코뿔소바위-1 ⓒ 정만진

사람들은 흔히 코끼리바위라 부르는데, 나는 코뿔소바위가 더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나의 독창적 작명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조금 뒤 관광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이미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부르는 이들도 제법 있다고 한다. [사진= 배를 타고 두무진 병풍절벽을 돌 때 발견하게 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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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번호 35. 코뿔소바위-2 ⓒ 정만진

코뿔소바위는 배가 갈 때와 올 때,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연한 일이다. 무릇 세상에 같은 것은 없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르고, 인간의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다르다는 것을 증언하는 기록이다. 자기변화에 대한 주체적 자조(自助), 이것을 나는 자존심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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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36. 장군의 표정-1 ⓒ 정만진

백령도는 우리나라 최서북단의 섬이다. 백령도 중에서도 두무진은 가장 서북쪽이다. 그러므로 옛날 고구려의 장군들이 이곳에서 당나라 군사들을 물리쳤다는 기록은 당연한 것이다. 고구려 장군들이 잠시 쉬는 동안 투구를 벗어 바다에다 내려놓은 것 같은 두무진의 풍경. 너무 웅대하여 일반 카메라로는 그림 속에 다 잡을 수 없다는 점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나는 장군바위들을 쳐다보며 우리 민족의 자주(自主)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사진= 장군바위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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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37. 장군의 표정-2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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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38. 장군의 표정-3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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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39. 장군의 표정-4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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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40. 서북단 ⓒ 정만진

두무진에서 바라본 중국 방향. 서해 바다엔 도무지 거칠 것이 없다. 거대 바위에 막힌 늦은 오후의 햇살이 서해를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빚어내고 있다. [사진= 장군바위에 가린 서해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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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41. 길-9 ⓒ 정만진

두무진 장군바위 일대는 선상, 육상 두 경로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두무진 포구에서 육상 관광로를 따라 왼쪽으로 10여 분만 걸어가면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절벽 사이로는 사람이 걸어갈 수 있도록 철책이 둘러져 있다. 중국 곤륜산에는 하늘에 닿는 길이 있다고 하지만, 실은 하늘에 닿는 길은 없고 다만 바다에 이르는 길만 있을 뿐이다. 인간은 하늘에 갈 수 없다. '천국'은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다. [사진= 장군바위 사이로 난 절벽 틈으로 서해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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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42. 피난동굴 가는 길 ⓒ 정만진

백령도에는 한국전쟁 시 직접적 전투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쟁은 두려운 것이다. 백령도 주민들은 용기원산이 바다에 맞닿아 있는 절벽의, 아무도 모르는 커다란 동굴로 숨었다. '피난 동굴'로 가는 길은 오로지 외길이다. 기암절벽 사이로 간신히 들어온 햇살이 등불이 되어 낯선 나그네의 발 앞을 비춰준다. 세상에 섞여 살기도 어렵지만, 이렇듯 세상을 피하는 길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사진= 용기원산 너머 바닷가에 있는 피난동굴로 가는 어둡고 좁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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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43. 피난동굴 입구 ⓒ 정만진

백령도 주민들이 한국전쟁 때 숨어 살았던 피난동굴. 동굴의 규모는 동굴 입구에 선 사람의 크기로 가늠된다. 무릇 세상 모든 것은 사람과 견주어 그 가치가 평가되는데,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 무엇보다도 무섭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아무리 사람이 평가의 주체라 할지라도 가장 수준 낮은 것은 바로 사람 그 자체인 듯하다. 사람은 낮지만 산은 높고, 사람은 얕지만 강은 깊다. [사진= 피난동굴 입구]
#두무진 #병풍절벽 #장군바위 #용기원산 #백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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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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