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법당. 휴휴암 앞에 있는 너럭바위이다. 어머니 잔등같은 펑퍼짐한 바위에 퍼질러 앉아 바다를 쳐다보면 저절로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이덕은
잠시 학과 연꽃을 구경한 다음 다시 7번 국도를 조금만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휴휴암이 나온다. 이 일대 해안에 있는 바위들은 마치 밀가루 반죽을 하다 만 것처럼 쭈그러들면서 주름진 모양을 하고 있는데 특히 이곳 휴휴암은 그런 형태인 독특한 모양의 바위가 많다. 몇 년 전에 홍법스님이라는 분이 수도 정진 중 바닷물 속에 누워 있는 부처님 형태의 바위와 거북바위를 보고 절을 지었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지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건물들이 너무 많아 휴휴암이란 이름만 보고 차분하고 아담한 암자를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한쪽에 범종루가 아직 단청도 완성되지 않고 제자리를 찾지 못한 목어와 바닥에서 웃고 있다. 그런데 웬 아낙네 들이 하나 둘 범종 속으로 들어가더니 속에서 웅웅대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새로운 기도 방식인가 하여 곁에 서있는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이 속에 새겨져 있어 범종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휴휴암은 바다와 맞닿은 법당 앞으로 커다란 너럭바위가 바다 위에 떠있어 불자가 보면 연꽃과 같다할 것이고 범인이 보면 거북 잔등 같다 할 것인데, 기도처를 마련하고 연화법당이라 부르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로 뻗쳐 나온 바위 위로 올라서면 불자가 아니더라도 '휴휴(休休)'라는 말을 왜 붙였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집사람과 둘이 어머니 등판 같은 너럭바위에 털썩 주저앉아 한참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배 한 척, 떠오르는 햇살로 반짝이는 수평선, 바위 위로 넘실대는 파도에 저절로 무념무상의 상태로 빠져든다.

▲식탐신이 강림한 나의 눈에는 광어회로만 보이는데, 신심이 돈독하신 스님이 보시면... 이덕은
자리에서 일어서니 너럭바위 한켠에서 먹이를 바다에 뿌리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먹이가 물 위로 떨어지자 물거품이 일며 물고기들이 펄떡인다. 물밑으로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고 곁에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고기들이 노니는 자리 부근 바위 모양이 광어를 닮아 있어, 식심(食心)이 깊은 내가 봐도 이 바위가 고기들을 끌어 모으는 공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물며 심심((信心) 깊은 스님이 기도에 몰입하다 고개를 들고 건너편 바위를 잠시 쳐다본다면 기기묘묘한 바윗돌이 바닷물 속에서 나타난 관음보살이라 여긴다 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닥다리즈포토갤러리 닥다리즈 포토갤러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