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은 낙동강 하구, 1년 전엔 안 이랬는데

습지와새들의친구 "명지대교 건설로 갯벌 죽어간다"

등록 2007.07.29 13:48수정 2007.07.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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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촬영한 2006년 8월 낙동강 하구 명금머리등에는 고니의 주식인 세모고랭이가 가득하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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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촬영한 2007년 7월 22일 낙동강 하구 명금머리등에는 고니의 주식인 세모고랭이가 거의 없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낙동강 하구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

습지보호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운영위원장 박중록)는 낙동강 하구 명금머리등(혹은 맹금머리등)에서 2006년 8월과 2007년 7월 22일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대표적인 습지 식물로, 고니의 주식이기도 한 '세모고랭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 속에는 세모고랭이가 가득한데 올해 촬영한 사진 속에는 거의 없다.

이 단체는 29일 이같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을숙도갯벌과 명지갯벌 그리고 사진을 촬영한 명금머리갯벌 등 모든 곳에서 세모고랭이가 격감하고 있다"면서 "명지대교 공사 외는 특별한 다른 환경의 변화가 없다, 정밀조사와 대책수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하구에 3000 마리가 넘는 고니떼가 찾아오는 직접적인 이유는 세모고랭이 때문이라 보고 있다. 세모고랭이는 고니의 주식인데, 이 식물이 줄어들어 낙동강 하구를 찾는 고니떼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

물가에서 자라는 세모고쟁이는 50~100㎝ 높이로 자라는데, 꽃은 7~10월에 핀다. 작은 이삭은 타원형에서 달걀모양이고 1~3개씩 모여 달리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지난 22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갯벌의 세모고랭이 밀도가 현저히 줄어 있고 서편은 모래가 덮어 거의 사막화되어 있다"면서 "발로 갯벌 표면을 밀자 시커먼 갯벌이 드러났다.

썩어가는 냄새가 난 지역은 이 갯벌에서도 가장 가운데 지역이었다, 온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다"고 밝혔다.

을숙도를 거의 관통하는 명지대교는 2005년부터 공사에 들어갔으며, 환경단체에서 공사금지가처분신청을 냈지만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패소한 뒤 공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편 최근 이 단체는 "명지대교주식회사가 낙동강 동쪽 하구와 을숙도 사이에서 교량 공사를 하면서 '오탁 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회사와 관리감독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 부산시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현장에 토사의 유입을 막는 오탁방지막을 이중으로 세우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당시 약속된 사항으로, 방지막 없이 흙과 모래가 낙동강 하구 갯벌을 뒤덮을 경우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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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와새들의친구는 지난 22일 명금머리등에서 갯벌을 발로 조금만 파보았더니 썩은 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낙동강 하구 #세모고랭이 #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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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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