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심상정 후보의 패션 변천사는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1978년 대학 신입생 시절의 스커트와 하이힐. 미대 다니는 언니에게서 패션감각을 익혔다. 얼마 못가 시작된 운동의 나날, 25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감청색 조끼와 청바지에 익숙했다. 2004년 국회의원 심상정이 된 뒤엔, 치마를 입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2007년 대통령 후보가 되더니 색상마저 확 달라졌다. 밝고 선명하다. 무난한 자연색에서 튀는 원색으로 바뀌었다. '강한 민주노동당'을 표현하고 싶다고 한다.
- 심상정 패션이 화제다. 취향이 바뀐 건가, 선거운동 전략인가.
"원래 내가 패션감각이 좀 있다. 오랜 노동운동으로 감각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웃음). 주변에서 대선후보에 걸맞는 행세를 하는 주문이 많다. 능동적으로 부응하는 중이다. 얼마 전 정책토론회 때 진홍빛 정장을 입고 단상에 올랐더니 당원들이 '와~' 환호성을 질러 나도 깜짝 놀랐다."
- 그 색상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사람들이 빨주노초파남보 원색을 돌아가며 입으라 하길래 제일 먼저 선택한 게 주황색이다. 민주노동당의 상징색이다. 당원들이 입는 점퍼가 주황색인데 영 똑부러지는 맛이 안 난다. 당을 좀더 선명하게 드러내고 싶어서 진한 진홍색을 골랐다.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심상정이 민주노동당에 가장 잘 어울리는 후보라는 얘기 아니겠나(웃음)."
- 보는 즐거움을 위해 간혹 '쇼'를 좀 해라(웃음).
"나도 해보니까 재밌더라. 우연한 선택이 아니었다. 시간도 없는데 근처 백화점에 가서 두 시간 동안 세 바퀴를 돌았다. 주황색이 몇 종류가 있었는데 '저 색깔이 민주노동당 색인가? 아니 너무 옅어. 좀더 진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면서 여러 벌 입어봤다. 당원들 반응이 어떨까 걱정했는데 다들 열광하니 나도 기쁘더라. 민주노동당의 과감한 변화를 다양하게 연출해 봐야겠다."
- 옷값은 어떻게 조달하나. 민주노동당 의원 월급으로는 안될텐데.
"당연히 안 된다. 대통령 후보 되고 나서 여러 벌 샀다. 이게 끝이 없는 일이더라. 옷에 맞추려면 화장이 안되고, 헤어스타일도 맞춰야 되고, 또 구두에 가방에…. 대단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월급을 치장하는 데 써도 모자랄 판이다. 이번 연말정산으로 목돈 들어온 게 있었다. 친정 식구들이 사다주기도 한다. 본선이 걱정이다. 계절이 겨울이니까 또 장만해야 되지 않겠나(웃음)."
눈물 많은 '철의 여인', 가장 최근에 흘린 눈물은
-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많지 않나.
"많다. 스트레스다. 토론회와 논평을 자주 내다보니 화면에 딱딱하고, 날카롭게 비춰졌나 보더라. 방긋방긋 웃으라는 주문이 많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후보들 중에 가장 젊으니 진취적이고 공격적으로 하라고 한다. 복잡하다."
- 자기 자신이 중심을 잡아야 할텐데.
"결국 국민들이 심상정을 지지하는 이유는 '진짜 똑부러진다' '실력 있다' '기득권층에게 휘둘리지 않고 확실히 하겠구나' 그런 기대가 아닐까 싶다. 심상정은 곧 신뢰다."
- 잘 우시나. 작년 국회재경위 국정감사 때 이건희 회장 등 삼성증인 채택이 좌절되자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물이 나왔다. 너무 억울했다. 내가 원래 눈물이 많다. 연속극 보고도 많이 운다. 근데 참고 있는 거다."
- 최근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나.
"이랜드 농성장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끌려나올 때였다. 아줌마들이랑 얘기하다가도 많이 울었다. 이 아줌마 조합원들이 난생 처음 농성하는 사람들인데 농성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막내 아들 기말고사 잘 봤는지, 학원 갔다가 늦게 오는 딸이 집에 잘 들어왔는지 걱정이 늘어놓는다. 그러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전부 눈이 벌개진다. 나도 아이 엄마니까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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