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부소장김도균
"총론으로 보자면 이명박씨는 운하를 만들면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기존 교통망이 복잡하고 물류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물류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러다가 논리가 비약됐다. 동서통합을 이루고, 전국민이 잘 살 수 있다는 운하 만능주의의 이데올로기로 빠졌다. 운하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이 더디고 동서대립 등 문제가 생긴 것처럼 말한다. 그 이야기를 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이를 세분화해서 이야기하면 물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나? 2007년 3월 한 달 동안 교통 DB를 확인해 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한 물류는 문제가 없다. 시속 80㎞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중앙고속·중부고속도로 등을 신설하고 경부고속도로와 철도를 확장했다. 고가품은 항공으로 이동한다. 철강 등은 해운이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주장하는 시대와 현재의 물류 이동 시스템은 매우 다르다. 화주 입장에서는 운송수단 선택의 폭이 넓다. 연안 수송도 시간이 늦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명박 측에선 충분히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판명됐다.
또 우리가 다루는 물류 품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벌크나 철강이 주 품목이 아니다. 수출 위주이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이다. 거대한 물류 이동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작은 물류 이동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빠른 운송수단인 철도나 도로·항공으로 대체 가능하다.
물동량의 측면에서도 긴 배를 이용하기엔 적절치 않다. 2500톤짜리 배는 특정 화주가 전세를 내서 실을 만큼의 물동량이 아니다. 이로 인해 운하를 통한 이동은 어렵고 필요하지도 않다. 필요하다면 차나 철도, 항공으로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운하로 이동할 물동량이 없다는 것이다.
물류 특성은 '다품종 소량'...운하에 적절하지 않다
물류비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왜곡이 있다. 미국은 수천㎞의 대륙이다. 우리는, 남쪽만 놓고 볼 때 서울에서 부산까지 500㎞ 대의 구간이 가장 긴 구간이다. 화물차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수송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 미국과 동일하게 적용하면 1만㎞를 이동하는 화물차의 비용과 500㎞를 이동하는 화물차의 비용을 문제를 적용하면 저가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물류비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나라는 조건상으로 볼 때 내륙은 산악지대다. 오지는 아니더라도 산악을 형성하고 바다가 발달했다. 입항조건이 좋다. 부산항이나 광양항, 평택 등. 경제 구조는 수출형 구조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배로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그것을 내륙으로 들어왔을 땐 철도나 도로 운송체계를 갖출 수 있다.
이명박 측은 경부 운하로 옮겨지는 물동량의 80%를 흡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왜 그것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설명이 없고 그것을 이용하는 화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민의 자산을 가지고 경부운하를 만들 땐 그런 요구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반영이 없으면서 하나의 정책 슬로건을 제안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만들어놓고 쓸모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조사하거나 연구한 것의 결론이다.
하루 12척 배 띄우려고 그 난리를 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