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여러분, '언더패스'를 아십니까?

네티즌 "도로표기 우리말로 바로잡자"

등록 2007.08.01 17:52수정 2007.08.01 17:52
0
원고료로 응원
좌회전 표시와 함께 표기된 '언더패스'
좌회전 표시와 함께 표기된 '언더패스'얘기꽃

"저거 운동 용어 아니냐?"
"맞아!"
"글쎄 그게 왜 도로에 씌어 있냐고?"
"아! 그거? 다리 아래 길이란 뜻이래!"

위 내용은 '언더패스→'라는 도로표기를 본 '얘기꽃'이라는 누리꾼이 지난 7월 8일 한글문화연대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이 누리꾼은 '언더패스(UnderPass)'라는 표기를 접한 경험담을 아래와 같이 풀어놓았다.

"천변 도로를 달리는데, '언더패스→' 이런 노면표지가 있더군요. 왼쪽에 아파트 단지 진입로가 있고, 시외방면으로 가는 차량과의 엉킴을 해결하기 위해 다리 아래로 우회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 이내 원래의 도로와 만나게 되는 짧은 거리의 우회도로였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노면표지를 써 놓았는데 무식해서 뜻을 이해할 수가 없으니."

한글문화연대는 이 내용을 다음사이트 아고라에 올려 누리꾼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언더패스'는 '철도나 다른 도로의 아래를 지나는 도로'란 뜻입니다. 이 말의 뜻을 아는 운전자가 몇 명이나 될까요?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으로 우리말이 오염될 뿐만 아니라 뜻을 알 수 없어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표지판은 알기 쉬운 우리말로 표시하여야 합니다."

영어 모르는 사람, 차 끌고 다니겠나

많은 누리꾼들은 이 청원에 호응하며 여러 가지 비판의견을 내 놓고 있다.


"공기나 물, 그리고 소음만 오염이 아닙니다. 나라의 말글을 함부로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오염입니다."(bomjong36)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요, 운전자가 저게 뭔 말이지? 생각하다가…."(다은사랑 )


"영어 모르는 넘 어디 차 끌고 댕기겠나. 학력 미달자는 저기서 사고내도 잘못 없는 거죠?"(a5600212)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는 것인가? 일제시대의 끔찍한 일들을 벌써 잊었는가? 우리가 우리말을 쓰지 않으면 누가 우리말을 써 주리오."(글빛)

다음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네티즌청원.
다음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네티즌청원.다음

누리꾼 '얘기꽃'이 네이버사이트에서 '언더패스' 검색을 통해 지적한 여러 기사 내용들을 보면, 언더패스라는 용어는 서울·부산·대전·광주·전주 등 전국의 도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한글문화연대 유재경 간사는 "지방도로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이라고 해서 공공기관이 앞장 서 영어 표기를 남발하는 것은 국어기본법에 어긋나는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유 간사는 이어 "3개월 전쯤 도로공사와 국회교통위원회에 IC(InterChange)를 나들목으로, TG(TollGate)를 요금소로 바꾸는 등 도로표지판과 관련해 공문을 발송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U턴·P턴도 고쳐야겠지만, 언더패스도 우회로나 나가는 길 등 도로가 있다는 사실만 알려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글문화연대는 네티즌 1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에 도로표기 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레미콘차량 언더패스 금지 표지판.
레미콘차량 언더패스 금지 표지판.얘기꽃

효자다리 언더패스 표지판
효자다리 언더패스 표지판얘기꽃

덧붙이는 글 | 네티즌청원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네티즌청원 바로가기 
#언더패스 #U턴 #P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북 순창군 사람들이 복작복작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2. 2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3. 3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4. 4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5. 5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