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게 100가지로 보는 민족문화 상징사전.한겨레아이들
위 내용은 지난 해 문화관광부가 선정해 발표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모두 풀어낸, 사전형식의 책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사전>에 담긴 것들이다.
사전에는 태극기부터 황토, 한우, 단군, 석굴암, 오일장, 정자나무, 색동, 삼계탕, 불고기, 도깨비, 팔만대장경, 춘향전, 길거리응원 등에 이르기까지 민족문화 이야기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100가지 상징은 전통과 현대를 아울러 민족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민족, 자연, 역사, 사회와 생활, 신앙과 사고, 언어와 예술 등 6가지 분야로 나누어 선정했다.
문화관광부의 민족문화 상징 선정위원회의 책임연구원을 맡았던, 책의 저자 주강현 박사는 책 머리말에서 '우리 민족의 살아온 역사의 결'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100가지 상징에 포함된 '대표주자'들은 그야말로 민족의 역사와 삶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그것을 '결'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파도가 몰려오는 모래사장에도 결이 있고, 피부에도 살결이 있습니다. 살아온 '결'은 속일 수도, 과장할 수도 없지요. 또한 결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나무의 깊은 뿌리를 밝혀내고, 특히 굵은 줄기부터 잔가지까지 크고 작은 주제들을 포괄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만져지지 않는 것이 결입니다."
저자의 말대로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을 접하는 것은 역사의 결을 제대로 느끼고 알아가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이 책의 독자를 아래와 같이 콕 집어 말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 책의 주요 독자였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의 21세기 문화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면, 적어도 이 책에 실린 100가지 대표주자는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를 충분히 이해한 뒤에 세계로 뻗어가기를 기대합니다. 피자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우리 김치에 대해 잘 알아야 하며, 이것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갈 여러분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21세기 문화 이끌어갈 주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지난해 목록만 발표되었을 뿐 모든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 중 사전에서 몇 가지만 더 살펴보자.
세계가 추구하는 과학기술 전략인 '아이티(IT, Info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가 100가지에 선정된 것은 한국에서 더욱 유별나기 때문이다. 인터넷 열풍은 전 세계에 유래가 없으며 수준도 높고, 휴대전화의 보급률과 이용도 손꼽힌다. 삼성전자를 선두로 하는 정보통신 산업은 세계시장을 이끄는 등 정보통신은 우리 사회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움직이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는 1953년 7월 27일, 남한이 빠진 상태에서 전쟁 당사자인 국제연합군·조선인민군·중국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을 맺은 이후로 탄생했다. 동서 길이 248㎞, 면적 9992㎢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는 군사 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쪽으로 각각 2㎞를 남·북방 한계선으로 정하고 있다.
농사를 짓던 옛사람들에게 소는 없어서는 안 될 동물로 먹을 엄두는 물론이고, 법으로도 금지되어 있었다. 돼지도 귀하기는 마찬가지였으며, 여름 음식으로는 적당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름에는 개고기나 닭고기를 주로 먹었다. 외국에도 고유의 보양 음식은 있지만 닭과 인삼, 마늘, 대추 등이 들어간 '삼계탕'만한 음식은 없다.
누구든 출생의 첫 만남은 금기를 나타내는 줄인 '금줄'과 함께한다. 대문에 내걸린 새끼줄에 빨간 고추가 걸리면 아들, 솔가지만 걸리면 딸이다. 금줄은 왼쪽으로 꼬는데, 이는 나쁜 기운이 일상적인 오른쪽이 아닌 왼쪽의 기세에 놀라 줄을 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유교문화와 불교문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금줄은 민족의 정신적인 뿌리에 드리운 의례문화이다.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
사전은 '100가지 민족문화'가 아니라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상징을 찾는 것은 물속의 동굴을 탐색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마음과 행동 깊숙이 깔려 있는 그 무엇이 상징입니다. 원형질, 심층, 저변, 속내 같은 말과도 관련이 있지요. 그래서 조금 어려운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징을 이해하지 않고는 문화의 속살이 아니라 겉껍질만 이해하는 셈입니다."
저자는 이어 "아기를 낳고 나서 치는 왼새끼 금줄에는 악귀를 쫓고 어머니와 아기를 보호하는 의미를 가진 오랜 문화적 상징이 녹아 있"다며 "이런 식으로 100가지 상징을 이해해 나간다면 한민족의 삶과 문화를 온전히 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기보다 관심이 가는 내용부터 틈나는 대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실제 사전의 의미 그대로 목록을 훑어보며 흥미 있는 부분부터 찾아보니 술술 쉽게 읽혔다.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은 박물관에 있어야 할 '과거'가 아니라 전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이다. 우리나라의 21세기를 이끌어 갈 주역들이 우리 문화를 충분히 이해한 뒤에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바라는 저자의 기대는 그래서 남다르게 다가온다.
| | 저자 주강현은 누구? | | | | 경희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민속사·문화사·생활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곳곳을 누비며 역사와 문화를 비교연구하고 있다.
한국역사민속학회장을 지냈으며, 민속문화연구소장, 해양문화재단 이사, 문화재 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대한민국 100대 민족문화 상징' 선정위원회의 책임연구원을 맡은 바 있다.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1~2>를 비롯해 우리 문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밝히는 책들을 계속 펴내고 있다.
<등대―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관해기 1~3>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왼손과 오른손―억압과 금기의 문화사> <돌살―신이 내린 황금그물> <두레―농민의 역사> <21세기 우리 문화> 등 많은 책을 써 왔다. 어린이를 위해 <강치야 독도야 동해바다야> <주강현의 우리문화 1~2> 등도 펴냈다.
-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사전> 저자 소개 글에서 | | | | |
덧붙이는 글 |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사전> 주강현 / 한겨레아이들 / 511쪽 / 28,000원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 사전
주강현 지음,
한겨레아이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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