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소리가 듣고 싶으세요? 그럼 여기로 오세요"

색소폰 동아리 매주 토요일 오후 경기도 부천 상동호수공원에서 연주회 마련

등록 2007.08.04 10:51수정 2007.08.04 10:52
0
원고료로 응원
변변한 무대는 없지만, 색소폰 연주회를 찾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변변한 무대는 없지만, 색소폰 연주회를 찾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최정애
매주 토요일 저녁 7시가 되면 경기도 부천 상동호수공원 농구장 옆 언덕배기에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공원을 돌며 산책을 하고 각종 운동 시설에서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가면 남성 4인조 색소폰 동아리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연주를 하게 된 지도 벌써 3년. 학창시절 밴드부였던 이들은 음악에 대한 향수를 가슴에 품고 살았다. 중년으로 훌쩍 접어들자 더 늦기 전에 품고만 살았던 일에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부드럽고 담백한 음색이 매력인 색소폰을 배우러 학원으로 향했다. 퇴근 후 짬짬이 배운 색소폰 실력이 점점 늘어나자 대중 앞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 나와 연습차 연주하던 것이 계기가 공원음악회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한겨울과 비 오는 날 빼고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봉고차에 음악장비를 싣고 공원으로 달려오는 그들은 고정 팬들의 성원에 늦은 공연시간(토요일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을 훌쩍 넘기기가 일쑤다.

변변한 무대도 없는 환경에서 연주 봉사를 하는 색소폰동아리, 돗자리를 깔고 음악을 들으며 일상의 피로를 푸는 주민들의 모습에 감동한 홍병일(58·부천 원미구 상2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씨는 부천시청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환경이 열악한 주차장 주변 언덕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어 소개한다. 주민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좀 더 좋은 장소를 제공해 주고, 조명시설도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

색소폰 연주에다 반주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더해져  공원음악회의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색소폰 연주에다 반주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더해져 공원음악회의 분위기는 무르익는다최정애
이에 부청시청 녹지공원과에서는 "지역주민에게 각종문화행사 및 야외음악회 등을 개최할 때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 및 주변 거주 시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소음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행사 시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는 답을 했다.


색소폰 동아리 멤버 구경모(45)씨는 "공공장소에서 연주를 하면서 100명이 좋아해도 시끄럽다며 1명이 반대해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겁니다"라며 "3년여 연주를 이어왔지만 아직 문제를 제기한 분은 없었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구씨는 "다음 주에 들려달라며 곡을 미리 예약하기도 하고, 가족이 다정하게 공원에 나와 연주를 들으며 토요일 밤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색소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토요일이 기다려진다는 주민 김창진(49)씨는 "색소폰이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근접한 악기라는 평을 받는다고 하지요. 그런 평답게 색소폰을 통해 7년대 유행했던 음악을 들으니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어요"라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건전한 문화를 이끌어 가는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은 밝아지는 것 같다"고 감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천시 웹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천시 웹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 #상동호수공원 #색스폰 연주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3. 3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4. 4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5.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