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무대는 없지만, 색소폰 연주회를 찾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최정애
매주 토요일 저녁 7시가 되면 경기도 부천 상동호수공원 농구장 옆 언덕배기에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공원을 돌며 산책을 하고 각종 운동 시설에서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가면 남성 4인조 색소폰 동아리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연주를 하게 된 지도 벌써 3년. 학창시절 밴드부였던 이들은 음악에 대한 향수를 가슴에 품고 살았다. 중년으로 훌쩍 접어들자 더 늦기 전에 품고만 살았던 일에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부드럽고 담백한 음색이 매력인 색소폰을 배우러 학원으로 향했다. 퇴근 후 짬짬이 배운 색소폰 실력이 점점 늘어나자 대중 앞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 나와 연습차 연주하던 것이 계기가 공원음악회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한겨울과 비 오는 날 빼고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봉고차에 음악장비를 싣고 공원으로 달려오는 그들은 고정 팬들의 성원에 늦은 공연시간(토요일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을 훌쩍 넘기기가 일쑤다.
변변한 무대도 없는 환경에서 연주 봉사를 하는 색소폰동아리, 돗자리를 깔고 음악을 들으며 일상의 피로를 푸는 주민들의 모습에 감동한 홍병일(58·부천 원미구 상2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씨는 부천시청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환경이 열악한 주차장 주변 언덕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어 소개한다. 주민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좀 더 좋은 장소를 제공해 주고, 조명시설도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