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노니는 곳에 서다

소백산 희방폭포

등록 2007.08.04 16:20수정 2007.08.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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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의 기를 느끼게 힘차고 웅장하게 쏟아지는 희방폭포. ⓒ 황희섭

小白山蓮花峰下喜方瀑布(소백산연화봉하희방폭포)

靈山蓮香九萬里(영산연향구만리)
錦溪妙音千里波(금계묘음천리파)
天뢰(피리뢰)仙樂晝夜鳴(천뢰선악주야명)
此處天惠夢遊境(차처천혜몽유경)

영산 연화봉 향기 구만리에 이르고
비단계곡 묘한 소리 천리에 흐르네
하늘피리 신선의 악 주야에 울리니
여기는 하늘이 주신 신선들의 노니는 곳이네


'희방계곡'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산1번지에 위치한 영남(嶺南) 제1일의 비경으로 예로부터 잘 알려진 계곡이다.

수행자로서 반평생(30여 년) 강산을 돌고 돌아 고향인 희방폭포 앞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로워 한시 한 수로 민족의 한과 나 자신의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본다.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폭포 위에 희방사 사찰에 머물면서 희방계곡의 정수인 희방폭포를 거의 매일 본 느낌을 얘기하고자 한다.

백두산의 기를 느끼게 하는 맑고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위치적으로 거슬러 약 2Km를 올라가 보면 제3연화봉과 제2연화봉이 백두대간 줄기에 이어지며, 그 대간을 계속 거슬러 오르다 보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정상에 있는 천지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이곳 소백산 역시 영산에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관련 지세로 인하여 이 폭포 역시 그 기운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내 개인적 소견이다.

신라시대 선덕여왕 당시에 두운조사께서 봉우리명을 지었다는 설을 들은 적이 있다. 봉우리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연꽃은 불교의 석가의 가르침의 진수인 법화경의 진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한 산에 세 연화봉이 있는 것은 유일한 경우이다. 이 영산의 기운이 불교의 가르침과 합쳐져 방울방울 계곡 따라 내려오면서 천여 개의 작은 폭포를 거쳐 마침내 희방폭포에 이르러 그 기운이 웅장하게 그 모습을 자랑한다.

'희방'이라는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창건자인 두운조사(방장)가 기뻐하고, 하늘 역시 상방에 해당되는 곳으로 역시 기뻐하는 곳이자, 신라백성들이 기뻐한 곳이라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희방이라는 명칭도 다른 곳에서는 쓰질 않는 명칭으로 독특한 곳으로 그야말로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비유할 수 있는 충분한 곳이다.

이 계곡은 낙동강 최상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영남지역의 젖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낙동강의 모태와 같다. 신라 천 년의 화려한 불교문화가 낙동강 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그 시발점인 이곳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곳이리라 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소백산 #희방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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