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서실장.오마이뉴스 강성관
- 한나라당에선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를 문제삼고 있다.
"한반도 평화는 이 시대 가장 우선하는 목표다. 그런 판단 하에 이뤄진 일이고 잘 해결되고 있는 과정이다. 그런데 정치적 목적 운운하는 것은 그렇게 말하는 분들의 정치적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정략적 생각을 한다는 건 죄악이다. 국민이 다 보고 있다. 의도가 있다면 국민이 먼저 안다."
- DJ 역할도 컸다.
"작년 핵실험 정국 이후 노구를 이끌고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당시 세계 여론이 어땠나. 결국 부시와 미국을 움직였다. (DJ의) 민족에 대한 열정과 평화에 대한 소명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한반도 평화다."
- 하지만 정치 문제와 관련해선 '훈수 정치'라는 비판도 있었다.
"국가 원로로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문을 구하면 마다하지 않고 응했다. 박근혜, 이명박 한나라당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한반도 평화문제를 말씀하시고 또 그들의 얘기를 들으셨다. 그런 차원에서 범여권 인사들도 자문을 구해 오면 만나신거다. 국가 원로로서 자신의 식견과 경험을 현직 정치인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의무다. 기술은 전수되어야 하지 않나. 금도는 있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 잦은 강연과 언론 회견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많았다.
"칭찬받기 위해 나라 어려움을 방기할 수 있나. 지도자는 국민의 손을 잡고 반보 앞으로 가면서 국민을 설득하고 또 기다려야 한다. 비판이 있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전쟁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민족의 운명이 후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건강은 어떠신가.
"대북송금특검의 후유증과 도청 문제에 대한 충격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고 입원까지 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좋은 편이시다."
- 범여권에겐 호재 아닌가.
"우리 민족 전체의 호재다. 무지개 빛이 펼쳐지는 상상의 길로 가야 되지 않겠나."
'기분 짱' 박지원 "시대정신은 한반도 평화"
박 실장은 이번에 이희호씨와 함께 금강산 관광길에 오른다. 2000년 8월 언론사 사장단과 방북한 이래 7년만이다. 버스를 이용해 일반 관광객과 뒤섞여 해금강·삼일포·이산가족면회소 공사현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오는 18일께 예정된 DJ의 여름휴가에도 동행한다. "동해 바다를 보고 싶어 하신다"며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경환 비서관은 TV로, 인터넷으로 언론 보도를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주가 상승 등의 뉴스가 흘러나오자 "꼭 7년 전 뉴스를 보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동교동의 한 관계자는 현대아산 측과의 전화통화인지 "숨통이 좀 트이는 것 아닙니까"라며 남북경협 사업을 낙관했다.
오후 5시 55분. 박 실장과 최 비서관은 DJ 사저로 내려갔다. 일일 보고다. DJ 비서진은 보통 하루 한두 차례 일정 등을 보고하고 조율한다.
<오마이뉴스> 네티즌들의 제언으로 만들어진 기사("DJ 손 잡고, 민초 100명 뽑아서 함께 평양으로"-한반도 평화 제언)에 대한 반응도 꼭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황당한 가정이지만 유쾌한 상상이었다. 30분 뒤, 최 비서관이 보고를 끝내고 올라왔다.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했다. "무슨 소리냐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웃으셨다."
오전에 미뤄둔 투석 치료를 받고 쉬고 있던 DJ의 궁금증은 무엇보다 바깥 여론이었다. 비서진은 "국민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DJ는 내달 보름여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9월 18일께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연설하고, 26일부터 3일 동안 뉴욕에서 열리는 CGI(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빌 클린턴 재단이 주최하는 CGI 연례회의는 전세계 전·현직 국가지도자들이 참석해 환경, 보건, 빈곤 등 전지구적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DJ가 이번 방미를 통해 어느 수준의 인사들을 접촉하게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맞물려 미국의 행보가 주목되는 즈음이라, 또 어떤 '숨은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DJ 잘했다, 노무현 잘했다, 문제는 너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