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심상정 노회찬 권영길 의원이 지난 7월 24일 오후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정치 민생 통일 분야에 대한 종합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와이 낫(Why not) 민주노동당?"
한 시사주간지 편집장을 지낸 인사가 사석에선 던진 말이다. 잘 뽑은 카피다.
"이번 대선처럼 여권이 죽을 쑤고 있는 적도 없었다, 대통합? 명분 없다, 손학규? 사실 기회주의자 아닌가" 뭐 이런 진단과 함께 민주노동당이 치고 나올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였다. 냉소와 방관으로 대선에 흥미를 잃어버린 온건한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민주노동당이 있잖아"라고 들이댈 수 있는 선거 마케팅이 가능한 환경이라는 것.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의 경선 레이스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에 실망한 반사이익의 수혜자는 왜 진보정당이 아닌 보수정당인가?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소장 김헌태)의 내부 자료('대통합민주신당' 창당 직후인 7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57.2%)-열린우리당(6.2%)-민주당(4.7%)-민주노동당(3.9%)-대통합민주신당(3.2%) 순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50%대의 놀라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범여권의 지지율과 함께 오르고 내리는 법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여권이 내준 공간을 왜 진보정당은 차지하지 못하는 걸까?
여권이 버린 표, 왜 민주노동당에 안 가나
“2002년 대선에서 3.9% 지지를 얻었다. 적지만 정치적 의미는 획득했다. 2004년 총선에서 13%를 얻었다. 국민들은 진보정당에 대한 '호의'와 '부채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과 연이은 총선에선 민주노동당도 '검증' 대상이다. 무엇보다도 목표는 '신뢰 회복'이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싱크탱크인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을 지낸 김윤철씨의 말이다. 공감할 수 있는 지적이다. 이번 <대선진맥-민주노동당편>에 앞서 심상정·노회찬·권영길(기호순) 후보에 대한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민주노동당, 왜 안 뜨나? 뜨기 위해선 어떤 후보가 되어야 하나'라는 매우 원초적인 질문을 안고 만났다.
소수정당을 배제해온 '언론 탓'은 논외로 하자. 당의 경선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스타 정치인' 노회찬 후보는 "(언론에 나오는 빈도 수가) 내가 국회의원 되기 전 수준으로 후퇴해 버렸다, 참담하다"며 당의 대선 운용을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혹평했다.
각 캠프 참모진들도 "합동토론회 준비하느라 다른 데는 눈 돌릴 수가 없다"며 원성을 쏟아냈다. '도돌이표 토론회'는 경선을 그들만의 잔치로 머물게 했다. 대국민 이슈에 대해서는 당도, 후보도 발언을 하지 못하고 결국 "민주노동당이라는 굴속으로 들어가 버렸다(노회찬)"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