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팝의 전설' 브렛 앤더슨을 만나다

[인터뷰] 영원한 'suede', 단독 솔로 콘서트 갖은 브렛 앤더슨

등록 2007.08.12 14:51수정 2007.08.14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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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밴드의 동명 타이틀인 'suede'를 발표하며 오아시스, 블러와 함께 브릿팝을 주도했던 스웨이드의 멤버 브렛 앤더슨(Brett Lewis Anderson)이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스웨이드의 해체 이후 중간에 탈퇴를 했던 버나드 버틀러와 함께 11년만에 의기투합하여 '더 티어스'란 밴드로 돌아와 팬들을 기쁘게 했던 그가 브렛 앤더슨란 셀프 타이틀로 솔로 앨범을 내고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의 공연은 9일 열렸다.


40대의 원숙한 매력과 매혹적인 사운드의 솔로 데뷔 앨범에서 그의 음악적 변화가 느껴졌다.

이번 인터뷰는 9일 공연 전에 이뤄졌다. 인터뷰를 위해 그를 기다리면서 옛추억이 밀려왔다. 수도 없이 반복해 듣던 테이프와 CD의 'suede'의 '브렛 앤더슨'을 인터뷰 하게 되다니.

브릿 팝의 위용이 전세계를 영광시키던 그 시절을 만났더라면 더 좋았겠지만,청춘을 관통하며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던 뮤지션을 직접 만나는 일은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앞선 인터뷰 일정들이 시간을 초과한데다 갑작스러운 사진 촬영은 전체 인터뷰 일정이 끝나고 한꺼번에 치러진다는 얘길 전해 들었다(결국 이 사항 또한 브렛측의 두번의 변경으로 어렵사리 이뤄졌다. 공연 직전에 겨우 두 컷만을 찍을수 있게 허락되었다)

청바지에 흰셔츠에 검정 수트를 입은 브렛 앤더슨이 인터뷰 룸으로 등장했다. 40을 넘긴 나이였지만 그는 같은 남자가 봐도 여전히 멋졌다. 브렛 앤더슨은 파란 사과를 한입 베어 물으며 여유롭고 편안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2년만의 방한입니다. 지난 번 '더 티어스' 공연 때 받은 한국과 한국팬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요?
"지난번 한국에서의 공연은 무척 재미있고 좋았다. 그때의 기억 자체가 좋은 느낌으로 남았고 전체적으로 한국에서의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락스타'를 꿈꿔 왔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꿈을 실현했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고 나서 지금은 어떠신가요?
"유년 시절에는 그런 꿈이나 환상 같은 걸 갖고 있었는데 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꿈꿔왔던 모든 것을 이룬 지금은 무척 행복하다."


- 이번 솔로 앨범에 대해 묻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나이가 중년을 넘어서는 시기라서인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관조적이면서도 여유가 묻어 나는것 같습니다. 예전 앨범을 만들 때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글쎄. 예전하고는 특별히 다른 느낌은 모르겠다. 모든 앨범을 만들 때 외부적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뮤직 비지니스가 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이다. 몇년 전부터는 나이 들면서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달라져 음악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20대 때는 음악을 즐기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음악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하는 일들이나, 젊은 시절의 오만함 같은 것도 있던 것 같고 여러가지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곡을 쓰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a 공연 직전의 브렛 앤더슨

공연 직전의 브렛 앤더슨 ⓒ 박병우

- 한국에서 아버지란 존재는 특별합니다. 마음 아픈 질문이지만 이번 앨범 'song for my father'란 곡에서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노래했습니다. 아버지란 존재는 어땠는지요?
"아버지하고는 가장 깊고 특별한 관계였다. 한집에서 16년간 함께 살았다. 내게는 큰의미를 지니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인생에 있어 큰구멍이 뚫린 것처럼 무척 많은 의미를 지닌다. 아버지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특별하고 좀 다른 분이셨는데 아버지를 대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좋은 친구 이상의 복잡한 관계였다."

- 이번 솔로 앨범을 들어보면 현악기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작업을 한다든가 하는 새로운 시도가 보입니다. 중점을 둔 부분이 있습니까?
"음악 변화를 시도한 앨범이라 하겠다. 예전 스타일과 다른 앨범이다. 보통은 전자기타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곡을 만드는 데 이번에는 다른 느낌의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어 다른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이번에는 두번 녹음을 했는데 두번째 버젼이 더 맘에 들어 그 버젼으로 앨범을 내게 됐다."

-'스웨이드'에서 '더 티어스'로, 다시 솔로로 음악적 변화는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스웨이드'와 '더 티어스' 때는 비슷한 느낌과 생각으로 기타를 중심으로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시도했다. 솔로 앨범에서는 굉장히, 굉장히 다르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해 변화를 시도했다. 정확히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다르다.(웃음)"

a 수트가 잘 어울리는 브릿팝의 대명사 브렛 앤더슨

수트가 잘 어울리는 브릿팝의 대명사 브렛 앤더슨 ⓒ 박병우

-팬들은 '스웨이드'나 '더 티어스'의 재결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혹시 계획이 있습니까?
"일단 계획은 없다.'더 티어스' 때도 계획이 없었다가 갑자기 결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특별히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 함께 활동하던 리차드 옥스나 다른 멤버들 하고는 연락을 하고 잘 지내는가요?
"리차드 옥스는 글쎄 잘 모르겠다. 잘 지내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개인적인 스타일의 사람이라 잘은 모른다. 문자는 가끔 주고 받는다. 그런데 기타를 빌린다거나 할 때만 연락이 온다. 맷(맷 오스본/기타리스트)과는 공연도 함께하고 잘 지내고 있다. 닐 코드링(키보디스트)은 이번 공연에 함께 할 예정였지만 다른 일 때문에 오지 못했다."

-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무얼 하고 지내는가요? 또 요즘 즐겨듣는 음악은?
"평소에 예뻐서 큐 가든(영국왕립정원)에 방문 하는 걸 좋아하고, 영화보는 거 좋아하고 보통 사람들하고 비슷하다. 요즘은 midlake의 새 앨범과 Bjork(비요크),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어떤 곡이 있나요?
"전체적으로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Colour Of The Night를 좋아한다. 무척 좋아하는 곡이다. 아버지를 위한 곡인 Song For My Father는 내겐 특별한 곡이다."

-마지막으로 스웨이드 시절부터 오랬동안 당신을 사랑해준 한국팬들에게 한마디.
"안녕하세요 한국팬 여러분. 많은 사랑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스웨이드'의 보컬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브렛 앤더슨.

화려한 의상과 외모, 영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팬들과 함께 성장해 온 그도 이제 불혹의 나이를 맞았다. 그러나 음악적으로는 더욱 성숙하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세월의 연륜을 느끼게 해준 브렛 앤더슨과 다시 한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즐기며 호흡할 날을 기대해 본다.

*2년 전 '더 티어스' 공연에서는 아쉽게 '스웨이드'의 곡을 들려주지 않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어쿠스틱 버젼의 Wild Ones와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Beautiful Ones 등을 불러 팬들을 열광시켰다.
#브렛 앤더슨 #브릿팝 #스웨이드 #더 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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