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올림픽 효자종목 일구러 떠나요"

[6기 인턴 공항 인터뷰]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대회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단

등록 2007.08.14 09:31수정 2007.08.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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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앳된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 롤러스케이트 시니어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들. ⓒ 이병기


공항 풍경을 담기 위해 3층 출국장을 살피던 중 유니폼 하나가 눈에 띄었다. 깨끗한 티셔츠에 선명한 태극마크가 인상적이었던 이들은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리는 2007년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이다.

선수단 대부분이 아직 얼굴에 여드름이 채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이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큰 규모의 대회라 국가대표로서 긴장될 법도 하건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대회 참가의 부담보다 해외로 나간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한국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의 실력은 세계 4강 수준"

대한인라인롤러연맹의 전무이사를 겸하고 있는 신준설 국가대표팀 감독은 "초·중·고등학교와 실업팀에 롤러스케이팅 팀이 많이 있다"면서 "스포츠로서의 인식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한국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의 실력은 세계 4강 수준"이라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효자종목이 될 것임을 자신했다.

다음은 신준설 롤러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과의 일문일답

- 한국의 롤러스케이팅 실력은 어떤가요?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는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이때 홈으로써의 이점도 있었지만 뛰어난 성적으로 종합 2위를 차지했죠.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은 뉴질랜드·콜롬비아·미국·프랑스 등이 강세인데 한국도 4강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니어 부분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은 크게 트랙·로드·마라톤의 3가지로 나뉘는데 한국은 트랙과 마라톤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로드는 종목 특성상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데 이점에서 유럽 선수들의 성적이 좋습니다. 예전에 한국 최초로 주니어 부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궉채이 선수는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는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돌아오는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는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의 채택 가능성도 높겠는데요?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은 유럽에서 인기 있는 종목이고 이탈리아 등 유럽의 IOC 위원들도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채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만약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트랙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쇼트트랙처럼 올림픽 효자종목이 될 것입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 꿈나무 김미영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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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스피드스케이팅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김미영 선수 ⓒ 이병기

롤러스케이팅의 유망주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신준설 감독이 한 선수를 불렀다. 수줍은 표정으로 다가온 선수는 안양 동안고등학교 2학년 김미영 선수다. 초등학교 시절에 취미로 시작했다가 선수 생활을 하게 된 김미영 선수는 여태까지 상위권 성적을 놓쳐본 적이 없는 실력파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경쟁을 이겨냈을 때의 성취감이 크다는 김미영 선수. 어린 나이에 승부사의 기질이 엿보였다.

그러나 체육 특기생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거의 하지 못해 학교 친구가 없다는 말을 할 때는 또래 생활을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번이 주니어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김미영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 자신 있는 종목이 있나요?
"단거리에서는 1000m를 주종목으로 하고, 장거리는 1만5000m를 가끔 해요. 만15000m는 제외 경기와 포인트 경기가 있는데 제외 경기(엘리미네이션)는 체력 비축을 하고 있다가 종반에 치고 나가면서 다른 선수를 제치며 승부를 걸 수 있어 재미있어요. 하지만 포인트 경기는 꾸준히 자신의 기록으로 점수를 받아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라서 꾸준히 힘을 써야하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포인트 경기보다 제외 경기에 참가해요."

- 이번 대회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이 주니어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기 때문에(내년부터는 시니어로 출전한다)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부담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그들의 꿈과 희망도 높이 날 수 있길...

- 이번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많이 겨루게 될 텐데 외국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콜롬비아는 축구 다음으로 인라인을 즐기는 나라거든요.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 우승을 도맡아 하는 강력한 경쟁상대인데 이런 선수들을 맞아 특별한 비책은 없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경쟁해야죠."

- 부모님이 운동을 반대하진 않으셨어요?
"초등학교 때는 공부 걱정에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많이 노력해서 실력으로 인정받아서 지금은 맛있는 것도 많이 만들어주시고 뒷바라지를 해주세요."

- 운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훈련할 때는 체력훈련이 가장 힘들고요.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저를 국가대표라 소개시켜주시고 친구들도 잘 대해주지만 정작 저는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해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몰라요."

- 스케이팅을 위해서 특별히 하는 운동이 있나요?
"롤러스케이팅에서 사용하는 근육이 사이클과 비슷하기 때문에 사이클 훈련을 같이 하고 있어요."

공항에 도착해 출국을 기다리는 선수들은 공항 곳곳을 구경하며 출국 전의 긴장을 달랬다. 어린 나이에 나라를 대표하여 외국에 나가는 선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푸른 하늘을 나는 비행기처럼 그들의 꿈과 희망도 높이 날기를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병기·박상익 기자는 오마이뉴스 6기 인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병기·박상익 기자는 오마이뉴스 6기 인턴입니다.
#공항 #롤러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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