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도시 예술과 열애에 빠졌다

평촌일대에서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 추진

등록 2007.08.12 15:58수정 2007.08.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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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환기구를 공공예술화한 안양시 평촌대로

환기구를 공공예술화한 안양시 평촌대로 ⓒ 최병렬

국제 예술행사인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가 30여명의 국내외 작가(미술, 건축가, 디자이너 등)가 참여하는 가운데, 10월 20일부터 11월 18일까지 약 1개월간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안양시 평촌지역을 중심으로 대로와 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과거 안양유원지에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하여 안양예술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제1회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5)에 이어 2년 만에 실시되는 두 번째 프로젝트다.


안양시에 따르면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인 APAP 2007은 '전유(APPROPRIATE)', '재생(REGENERATE)', '전환(TRANSFORM)' 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안양(평촌)이라는 도시 맥락을 현대 예술을 통해 재발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고안하고자 계획되었다.

이는 기존도시 맥락을 예술적으로 전유함으로서 지역 구성원에게 공공장소의 예술작품을 '자기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 일상과 환경을 재생하고 안양 도심에 새로운 내러티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는 뜻이다.

a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 웹페이지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 웹페이지 ⓒ 인터넷화면 캡처

안양공공예술재단 관계자는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는 안양공공예술재단과 안양시가 공동 개최하고 김성원 예술감독을 비롯 프랭크 고트로(르 콩소르시움 Le Consortium), 김승덕 3명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며 10월 20일 개막한다"고 말했다.

또 "APAP 2007는 국내외에서 초대된 30여명 작가들이 안양 평촌지역을 대상으로 영구설치 프로젝트와 임시설치 프로젝트로 나뉘어 진행된다"며 "세부 작품 위치 및 작가별 작품설치 장소는 10월초 최종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고 말하고 기본 계획안을 제공했다.

자료에 따르면 작품설치 지역은 평촌 중심도로인 평촌로와 시민로를 중심으로 시청일대(A ZONE), 중앙공원일대(B ZONE), 학원가. 먹거리촌. 어린이소공원(C ZONE), 평화공원(D ZONE), 학운공원. 학의천 주변(E ZONE) 등 5개 구역으로 나뉘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APAP 2007 참여작가는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다니엘 뷔렝(Daniel Buren. 프랑스)을 비롯 존 암리더(John Armleder. 스위스), 리암 길릭 (Liam Gillick. 영국), 댄 그래엄 (Dan Graham. 미국), 만프레드 페르니스(Manfred Pernice. 독일),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일본) 등 해외 작가 20여명이다.

국내에서는 시멘트. 유리. 돌 등을 이용한 건축적 구조물이 특징인 김상균, 공공시설물 작품을 선보이는 오인환, 폐품이나 일상의 오브제를 이용하는 신형섭을 비롯한 김홍석, 김소라, 이 불, 이수경, 김나영, 박소영, 양혜규 등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a 공공예술프로젝트가 펼쳐지는 안양시 평촌 도면

공공예술프로젝트가 펼쳐지는 안양시 평촌 도면 ⓒ 최병렬

안양공공예술재단은 이에 앞서 지난달 안양지역 작가의 참여기회를 넓히고자 공공시설물 4개 분야를 대상으로 실시한 'APAP 2007 경쟁부문 공모전' 심사결과를 통해 안양출신 작가인 박신자씨를 비롯 한정완, 토란디자인 등 3곳을 조건부 선정 발표했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는 관과 전문가 그룹의 협업을 통해 지역 구성원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지역문화의 새로운 문화적 의미를 생산하고자 자연, 문화, 역사 등을 환기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공공예술 개념을 도시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역동적 균형(Unbalanced Balance)이 주제인 제1회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수도권 명소였던 안양유원지를 국제적 예술공원으로 조성한데 이어 90년대 건설된 대표적인 수도권 지역의 신도시들 중 하나로 평촌 도심에 대한 공공예술화 추진에 나섰다.

안양공공예술재단에 추진되는 금년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는 도심의 흉물인 환기구, 가판대, 교통신호제어기, 지상개폐기 등 도로 시설물과 도심공원이나 광장으로 대상을 확대 적용시킨다는 계획으로 이번엔 어떤 결과를 드러낼지 관심을 모은다.

안양시의 공공예술(평촌)과 공공디자인(만안구) 사업
"공공은 도시를 비워나가는 것이며 사람이 곧 디자인이다"

▲ 평촌 일대에 설치된 공공디자인 시설물
ⓒ최병렬

안양시가 2007년 도시예술 사업과 열애에 빠져있다. 도시예술은 삭막한 도시의 거리와 공공시설에 문화예술과 디자인을 접목시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드는 공공예술과 공공디자인으로 대표된다. 이 같은 도시예술화 바람은 국가적 도시적 트랜드로 볼 수 있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25km 떨어져 있는 안양시에선 서울의 팽창과 산업의 발달에 따라서 더욱 과밀화되고 있는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도시를 재생시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 도시환경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안양시는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및 체계적 도시발전을 위해 지난 2004년 3월 '안양아트시티21'(Anyang Art City 21)사업 계획을 수립한 후 도시 건축물 자문, 도시의 공공디자인 사업, 야간경관 사업, 옥외광고물 사업 등을 다양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는 아름다운 도시, 예술의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가꾸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수준 높은 문화적 자산을 만들어 국내외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문화를 가꾸고자 노력으로 2006년에 예술도시기획단을 신설, 2007년에는 안양공공예술재단을 설립하였다.

특히 안양시 공공예술프로젝트는 전국 최초로 도시 전체에 대한 공공예술적 개념을 도입해 공공예술의 중심도시로서 우뚝 선 점과 다른 도시들의 본보기가 되어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하면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점에 대해 긍정적이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문화관광부가 추진하는 '공공디자인 시범도시' 사업에 안양시 만안구가 선정돼 올해부터 5년동안 총 100억원(국비50억·시비50억)이 투입되어 구도심 전체에 대한 공공시설물의 디자인들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공공디자인까지도 선도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문화관광부는 예술도시기획단을 조직하고 공공예술재단을 설립해 도시의 공공디자인화를 추진 중인 안양시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의지와 관심도, 개선 및 홍보효과 등을 고려해 볼 때 시범사업을 통해 중앙·지방 및 민·관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사업 유치와 장기적인 집행을 통해 안양에서 생활문화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시가지 만안구의 도시경관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통해 안양의 균형적인 발전과 안양 주민의 삶의 질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프로젝트에 '공공(公共) 무시 진행'과 '지역정체성 훼손', '지역예술인 배제에 따른 문화발전 저해' 등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욱이 최근 APAP 2005의 최종 설치 작품인 '비토 아콘치'(미국)의 웜홀(원제=선으로 된 나무위의 집)의 무단 설계변경 등 작가의 문제 제기로 국제적 망신과 책임 논란으로 어렵사리 인정을 받아온 공공예술에 물의를 빚고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양시 공공예술프로젝트의 투명한 운영,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하고 지역예술인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공공예술재단을 해체하고 대신 안양문화재단을 조속히 설립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광부의 공공디자인 시범도시 사업과 관련 지난 6월 4일 안양문예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서울특별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이자 서울대 권정걸 교수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정의는 공공예술과도 연계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 교수는 "공공은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for the people, by…, of…) 것이고, 개성이 곧 정체성이며, 규제와 자율 사이에서 공동선의 추구하는 배려"로 "도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나가는 것이며 관람문화 등 사람이 곧 디자인"이라 말했다.

이는 공공시설물 설치, 공공 공간의 개발, 공공시각 매체에 있어 도시 환경적 특성과 지역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이용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공중의 삶의 질을 높여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는 것으로 공공의 주체는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것이다.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황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황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 #평촌 #공공예술 #공공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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