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믿음 주는 대통령 되겠다"

[여성 대선주자 4인방 릴레이 초청 인터뷰 ①]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등록 2007.08.13 10:59수정 2007.08.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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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통령선거에는 한국 정치사상 유례없이 여성 예비후보들이 대거 등장했다. 몇몇 여성 후보는 남성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겨루며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우먼타임스>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 이렇게 4명의 여성 대선 예비 주자들을 릴레이 인터뷰하여 바람직한 여성 대통령의 상과 당면한 국가정책과 의제에 대한 후보들의 시각과 견해 등을 듣는다.

“대통령 당선될 땐 경제·외교력 발휘 5년 안에 선진국 도약”
사회적 일자리 전문화…임기 내 여성 일자리 150만개 창출


여성 대통령 첫 관문인 당내 경선을 앞둔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동대문 쇼핑몰을 찾은 박 후보가 아기를 안고 활짝 웃는 모습.
여성 대통령 첫 관문인 당내 경선을 앞둔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동대문 쇼핑몰을 찾은 박 후보가 아기를 안고 활짝 웃는 모습.우먼타임스
[주진 기자] ‘여성 대통령’ 첫 관문인 당내 대선 경선을 앞둔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그는 “5년 이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피력한 뒤 “차기 대통령은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경제를 살리고 외교 역량을 발휘해 5년 안에 선진국을 만들겠다”고 대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박 후보는 “실질적인 양성 평등 사회 실현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필수조건”이라며 “자신의 주요 여성 정책은 여성의 경제력 확보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여성에게 희망이 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여성의 정치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로 성 쿼터제 도입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또, 대통령이 되어 내각을 구성한다면 여성을 어느 비율로 임명할 것인가.
최소한의 임계치에 해당할 때까지는 할당제가 필요하다. 내각 구성 시 각료 임명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여성을 몇 명으로 하겠다는 약속은 그야말로 ‘약속을 위한 약속’이 될 수 있다. 그 자리에 맞는 소임을 가장 유능하게 해나갈 수 있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임명하여 국가를 이끌어가도록 내각을 구성하겠다.

-돌봄노동(간병, 베이비시터 등)에 집중되어 있는 여성 일자리를 ‘괜찮은’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또, 여성 일자리를 몇 개나 창출할 것인가.
비정규직 등 열악한 조건의 돌봄노동 관련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선 간병과 베이비시터 등의 사회적 일자리가 전문직화해야 한다. 자격증 제도 도입과 국가와 지자체의 엄격한 관리를 전제로, 보수와 노동조건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여, 전문 직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 우선 현재 50.1%에 불과한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임기 내에 60%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여성 일자리는 150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공계 여성 인력 육성 방안은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청와대를 방문한 한 과학자의 말을 듣고 전자공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당시 우리의 수출 주력 상품은 가발, 인형, 합판 이런 것들이었는데, 한 개에 20~30달러나 하는 조그만 트랜지스터를 보여주면서 그것이 007 가방 하나에 차면 수만 달러나 된다는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과학기술인이 되어서 나라에 보탬이 돼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과학기술이 곧 국가경쟁력을 뜻한다. 예산 투자, 교육 혁명, 이공계 우대 정책,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등 전방위적 혁신 프로그램을 일시에 추진하겠다. 특히 여성 인력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


-보육정책 3대 목표와 10대 추진 과제를 보면, 3~5세까지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재원 마련의 실효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재원 마련은 보육, 복지, 교육 부분에 소요되는 예산을 우선적으로 마련해 집행할 것이다. 재원은 현재 부처의 경상경비 10%만 줄여도 1조원 정도가 확보된다. 또, 5+2의 경제성장 중 2% 추가 성장으로 4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대형 국책사업 정비, 공기업 민영화, 재정 개혁 등으로 17조원의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

-현재 5% 수준에 불과한 국공립 시설 확충은 몇 %로 끌어올릴 것인가. 또, 민간 보육 시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국공립 보육 시설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가능한 국공립 보육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열악한 민간 보육 시설의 보육 서비스 질을 높여서 수요자들이 국공립 수준보다 낫다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민간 보육 시설 교사의 처우를 단계적으로 국공립 보육교사 수준으로 맞추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보육료 자율화에 대한 견해, 보육 시설에 대한 기본 보조금 지원 정책과 평가인증제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육료 자율화는 시기상조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삶의 출발선에서부터 불평등을 경험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보육료 자율화’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현재 정부에서 실시하는 보육료 지원 정책(소득별 차별 지원)을 어떻게 하면, 부모들이 실질적이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체감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본다.

-성매매 근절 방안과 성매매 여성 자활 대책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해외 성매매나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행위, 유사 성매매 업소의 난립 등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 매우 안타깝다. 성매매의 강력한 근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탈성매매 여성들의 자활 지원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탈성매매 뒤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취업이 연계되는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또 주거 안정과 법률적인 지원도 대폭 확대해서, 아픈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성·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한해 예외적인 법 적용과 매우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파괴하는 반인륜 범죄다. 당 대표 시절, 성폭력 범죄자들에게 전자팔찌를 착용하게 해서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를 제안하여 입법화했다. 여성,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력, 납치 등 범죄는 공소시효를 없애는 등 강력한 처벌을 주요 골자로 하는 아동보호법을 제정할 것이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범죄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게 하겠다.

-국민 생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도 않는데 지금처럼 생활비가 들어가면 월급 모아서 집 사는 것도, 노후를 준비하는 것도 엄두를 낼 수가 없다. 통신비, 기름값, 출퇴근길 고속도로 통행료, 보육비, 사교육비, 약값 6대 생활비를 30% 이상 확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4인 가족 생활비를 한 달에 40만원 이상, 1년에 5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무엇인가.
유통 단계를 줄여 아파트 가격 거품을 빼고 지금보다 30~40% 낮은 가격인 원가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국가시행분양제를 추진할 것이다. 신도시를 만들 때 아예 국가가 시행을 맡고, 건설만 민간회사에 맡겨서 중간 폭리를 없애면 가능하다. 원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국민임대주택, 반값아파트, 장기전세아파트, 환매조건부아파트 같은 다양한 공급 정책을 추진하면 서민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박 후보의 경선 승리 V포인트는…
최대 결전장 '수도권 표심'이 관건

경선의 최대 변수는 대의원과 당원 표심이다. 전체 선거인단 18만4709명 가운데 62%(대의원 4만5717명, 당원 6만9496명)를 차지하는 이들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한다. 지난해 연말까지 ‘당심’은 박근혜 후보가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이명박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6월 검증 공방이 이어지면서 선거인단의 30%를 차지하는 일반당원들의 표심이 박 후보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필패론을 역설하며 박근혜 필승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박 후보 쪽은 상대적 우세를 보이는 대구·경북 지역 표심은 유지하고,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가름할 최대 격전장으로 수도권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범여권의 후보군 조기 가시화, 남북정상회담 등 외적·내적 변수는 박 후보의 약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경선 열흘 뒤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박 후보 모두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관심이 멀어질수록 현재 판세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가 마의 30%대를 넘기 위해선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통한 반사이익보다는 내실 있고 구체적인 콘텐츠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 #우먼 #대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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