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털이범 잡은 용감한 삼남매

수원시 고장록·영록·홍록씨, 15일 새벽 절도 용의자 2명 잡아

등록 2007.08.16 15:27수정 2007.08.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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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맨손으로 고철털이범을 잡은 용감한 삼남매. 왼쪽부터 고영록(22), 고홍록(23), 고장록(19).

맨손으로 고철털이범을 잡은 용감한 삼남매. 왼쪽부터 고영록(22), 고홍록(23), 고장록(19). ⓒ 김영선


식당에 침입해 가게를 털던 2인조 절도 용의자를 삼남매가 붙잡아 화제다. 범인을 잡은 주인공은 고장록(19·수원 화홍고)군과 고군의 누나들.

장록군은 지난 15일 새벽 1시경 밖에서 무엇인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집 밖을 살폈다. 이어 집 앞에 있는 식당 앞에 수상한 1톤 트럭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재개발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는 곳임에도 주차장에 세워진 차가 수상쩍었다"는 그는 "현장에 도착하니 범인들은 가게 주방으로 몸을 숨긴 상태였고, 나는 가지고 간 손전등으로 그들을 비추며 밖으로 나올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동생 혼자 나간 것이 마음에 걸려 사건 현장으로 갔다는 두 누나 고홍록(23), 고영록(22)씨는 "도착해보니 범인 한 명은 도주한 상태였고 나머지 한 명은 동생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경찰이 와서 현장 사진을 찍고 범인을 차에 태우는 동안 삼남매는 도주한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그러던 중 홍록씨가 길 건너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1톤 트럭을 발견했다.

홍록씨는 "혹시나 도망갈까 싶어서 조용조용 이야기하면서 걷다가, 범인임을 확신한 남동생이 뛰어가서 범인을 붙잡아 경찰에게 알려 2명을 모두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철을 훔치기 위해 온 이들은 컵 넣는 기계, 삼겹살 불판, 가게 난간 철골 구조물 등을 훔쳐 차에 싣고 있었다. 범인들은 고등학생인 장록씨를 경찰로 오인해 도주 및 저항을 포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록씨는 "범인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남동생이 고등학생이라는 말에 경찰이 놀라는 듯 보였다"며 "도둑을 목격하고 침착하게 대처한 동생이 기특하다"고 말했다.


영록씨는 "TV에서나 보던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다"고 말하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주방에 칼들이 있어 하마터면 위험한 상황까지 몰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록(19)씨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다. 장록씨는 "가뜩이나 동네가 어수선해서 산책도 할 겸 손전등을 들고 나갔는데 범인을 잡았다"며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범인을 잡았을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 어색해했다.


한편 최근 경기도 광교 택지개발 사업이 한창인 수원 이의동, 원천동, 하동 일대에는 도둑이 자주 출현하고 있다. 며칠 전에도 원천동의 빈 레스토랑에 도둑이 들어 수백만 원에 해당하는 물건을 도둑맞았다.

고철털이범들은 사람들이 이주해서 인적이 드문 개발지역을 자주 드나들면서 돈이 될 만한 고철이나 물건들을 훔치고 있다.
#고홍록 #고영록 #고장록 #수원 원천동 #고철 털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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