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7일 "북한에 예년 8월 평균 강수량의 3배 정도의 비가 내려 곡물 생산이 15만t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며 "우리 정부는 71억원 상당의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그러나 정상회담 관련 각종 접촉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다, 북쪽으로부터 특별한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북한 수해 피해가 정상회담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평양 580㎜, 평안남도 북창 796㎜, 강원도 회양 745㎜ 등 북한 연평균 강수량의 50~60% 정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는 예년 북한 8월 강수량의 3배 정도다.
16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사망·실종이 수백명에 주택 8만여세대 피해, 이재민이 30만명, 전체 논밭의 11%가 유실 또는 침수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곡물 생산이 15만t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사실상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 장관은 "북한은 사실상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복구 작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며 "14일 북한 당국은 평양주재 유엔 기구에 수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14일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 대사를 만나 유엔 차원의 북한 수해 피해 현황 조사 및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수해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가 심각하고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한 상황을 감안하고,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1차로 라면·생수·분유·취사도구·담요·구호 약품 등 71억원 상당의 물품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한다.
이 장관은 "내주 초까지는 지원이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빠른 지원을 위해 해로 뿐 아니라 육로를 통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의 준비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다음 주인 21일에는 정상회담 선발대 35명이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경로와 똑같이 개성을 경유해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이관세 통일부 차관이 단장인데 그는 정상회담 준비 사무처장을 겸임하고 있어 24일 서울로 돌아온다. 선발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북측과 협의한다.
"NLL발언, 무력충돌 방지 노력 부족했다는 취지"
한편 이 장관은 전날인 16일 국회 평화통일 특위에서 한 서해북방한계선(NLL)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이날 서해교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서해교전만 해도 결국 안보를 어떻게 지켜내느냐는 방법론에 있어서 우리가 한번 더 반성해 봐야 될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재향군인회와 한나라당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이 장관은 "서해 해상에서 무력충돌을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정치적 노력이 있어야 했는데 그동안 부족했다는 취지에서 발언한 것"이라며 "그런일이 없도록 확고하게 해왔었다면 서해해전과 같은 비극적인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반성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라 즉석발언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며 "단어 자체가 오해를 일으켰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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