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 Summer night 콘서트에 다녀와서

등록 2007.08.19 09:35수정 2007.08.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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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36일간의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는 그 기간을 잘 활용하여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학을 며칠 앞둔 내 마음은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좀 더 계획적인 생활을 해야 했었는데. 더 많은 책을 읽고 체험학습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 아쉬움을 돌이킬 수가 없다. 겨울방학을 기다릴 수밖에.


a 공연을 보기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 모여든 사람들

공연을 보기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 모여든 사람들 ⓒ 김가람

방학을 마무리하면서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공연을 보았다. 8월 17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의 '2007 Summer night 공연'이다.

2주 전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서둘러 예매 창구로 가서 입장권을 받았다. 나는 청소년이라 30% 할인이 되었다. 방학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그 밤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몰려올 줄 몰랐다.

저녁 7시 30분이 되자 공연이 시작되었다. 3000여 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의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이 악단은 음악을 전공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24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단원은 120명이라고 했다.

먼저 해설을 맡은 TV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 박해미씨가 등장했다.

박해미씨는 "여기 모이신 분들은 거의 중고등학생이시죠?"라고 하자 관중석에서는 초등학생도 있다고 소리쳤다. 관중석을 돌아보니 정말 초등학생도 많은 것 같았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이런 청소년 음악회는 가 본 적이 없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해설가는 오케스트라의 4가지 파트를 소개했다. 현악기, 타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를 각각 소개했다. 100여 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다양한 악기를 들고 있었다. 내가 처음 보는 악기도 많았는데, 그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주었다.

맑고 감미로운 소리를 내는 플롯은 지저귀는 새소리 같다고 설명했다. 점잖고 힘찬 소리를 내는 오보에, 부드럽고 경쾌한 클라리넷, 목관악기 중에서 가장 낮고 굵은 음색의 바순, 47개의 줄을 뜯어서 소리는 낸다는 하프, 놋쇠로 둘둘 말아 만든 평소 보기 힘든 악기를 하나하나 소개해주고 음을 듣게 해주니 음악공부에도 도움이 되었다.


해설가는 자신이 출연한 <거침없이 하이킥>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떤 악기와 닮았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순재씨는 누구를 닮았겠느냐는 물음에 관중은 콘트라베이스라고 답을 하자 OK라고 말했다. 정준하씨는 수다쟁이여서 팀파니를 닮았다고 소개했다.

악기 소개가 끝난 후 재즈 모음곡을 소개했다. 나는 거의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무대를 가득 채운 여러 가지 악기에서 나오는 화음에 빠져들었다. '도둑까치'라는 곡이 소개될 때는 그 곡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하녀가 은수저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에 처하게 되는데 사실 그 은수저는 까치가 삼켜서 '도둑까치'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어 테너 장성구씨의 꽃의 노래, 스페인 그라나다 지방의 태양과 꽃향기와 대지를 노래한 그라나다를 끝으로 1부 순서가 끝이 났다.

a 공연장 복도에는 여러가지 악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연장 복도에는 여러가지 악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 김가람

2부 순서에서는 헝가리 집시 음악으로 시작되었다. 헝가리 집시들이 춤추는 모습을 연상하며 함께 춤을 추자고 권했다. 이어 이탈리아 음악인 '베니스의 축제'가 연주되었고, 다음에는 트럼펫 연주가 있었다. 트럼펫 연주가 끝나자 앙코르가 터져 나왔다. 영화 <캐리안의 해적>의 삽입곡 연주는 매우 웅장했다. 영화에 해적이 출연해서 그런지 음악도 그에 맞게 씩씩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다 끝난 후 박해미씨는 뮤지컬 음악을 한 곡 선사하겠다고 했다. 곡목은 1970년대에 유행했던 "아바의 노래"라고 소개했다. 나는 박해미씨가 노래하는 모습을 TV에서 보았는데 참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목소리가 맑고 우렁찼다. 공연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려고 왔는데 박해미씨의 노래까지 들으니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2시간 10분 동안의 공연이 지루하지 않았다. 클래식 음악은 지루할 줄 알았는데 해설과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본 이번 연주에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늦은 시간인데도 끝까지 예의를 지키며 박수를 보내는 관중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실 이 공연을 보게 된 이유는 방학과제물로 제출해야 하는 음악 수행평가를 위한 목적이었다. 비록 수행평가를 때문에 음악회에 갔지만, 이렇게 좋은 음악회를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이런 음악회에 관심을 두고 참여해서 내 정서를 살찌우고 싶다.
#세종문화회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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