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마지막 날, 인터넷도 전쟁 치렀다

박사모 "부정선거 막아야" - MB연대 "서울·경기·호남 투표하세요"

등록 2007.08.19 21:13수정 2007.08.19 21:13
0
원고료로 응원
19일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투표의 뜨거운 열기는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력주자인 이명박·박근혜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는 물론, 포털 토론장에까지 진출해 막바지 선거전을 펼쳤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모인 'MB연대'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투표가 시작된 이날 아침 일찍부터 투표에 참가할 것을 독려하는 글이 이어졌다.

박사모 "부정선거 막아야" - MB연대 "서울·경기·호남 투표하세요"

이날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 내장 카메라로 촬영했다가 선관위 단속 요원에 적발된 이른바 '투표용지 촬영' 사건이었다.

이날 부산 부산진·인천 남동을·울산 남·대구 달성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촬영'이 발생하자, 박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돈을 주고 표를 산 증거 아니냐"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이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이 꾸민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a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날인 19일 '박사모'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공지글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날인 19일 '박사모'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공지글들. ⓒ 박사모


이 공방전은 그대로 인터넷으로 번졌다.

'박사모'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휴대전화로 표를 촬영했다가 적발된 이들이 이 후보 측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카페지기'는 "3·15부정선거를 능가하는 부정선거가 자행되고 있다"며 박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소로 몰려가 선거 부정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박사모'는 특히 "국민 부정선거 감시단 특별 작전에 돌입한다"며 '박사모' 회원들이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된 투표 과정을 감시하고 개인 차량을 이용해 투표함 이송에 문제는 없는지 감시하자는 내용이다.

MB연대에서도 '투표용지 촬영' 사건이 일으킨 파장은 컸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된 이들이 박 후보 측 사람이라고 주장하거나, 박 후보 측의 자작극이라는 이 후보 측의 주장을 지지하는 글들을 쏟아냈다.


MB연대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경기·호남 지역이 전체 투표율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 지역의 이 후보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 것을 거듭 당부했다.

a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날인 19일 MB연대에서 서울·경기·호남 지역 지지자들의 투표를 호소하며 올린 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날인 19일 MB연대에서 서울·경기·호남 지역 지지자들의 투표를 호소하며 올린 글. ⓒ MB연대


포털에서 대결 재연, "이제 아고라를 그대로 두세요"

두 지지자 집단의 대결은 각 단체 홈페이지를 벗어나 포털에서도 재연됐다. 경선 날 이전에도 두 단체 회원 간의 격론이 벌어졌던 '다음' 아고라 대선토론장은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양상이 벌어졌다.

얼마나 많은 추천을 받느냐에 따라 '추천 베스트'글이 선정되는 이 게시판의 특성상, 두 후보 지지자들은 각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아고라'에 등록한 뒤 각자 속한 단체에 링크를 걸어 추천해줄 것을 요청하는 식으로 공방이 이어졌다.

이 후보 지지글이 추천베스트 1위에 오르면 박 후보 지지자들이 박사모 등에 '이 후보 지지글이 1위인 것을 가만히 놔둘 수 있느냐'는 내용의 글을 올려 박 후보 지지글의 추천수를 집중해서 올리고, 반대로 박 후보 지지글이 1위에 오르면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 지지글의 추천수를 높여 1위를 탈환하는 일이 계속됐다.

따라서 <다음> 아고라 대선토론장에서는 이 후보 지지 글과 박 후보 지지 글이 추천수 1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 마지막 날까지 과열양상이 벌어져 인터넷까지 번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살균전문가'는 "제발 부탁입니다, 아고라는 그대로 남게 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토론글을 올려 양측의 상호비방 자제를 당부했다.

'살균전문가'는 "저녁 퇴근시간에 포차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는 그런 맛처럼, 여기 아고라도 서민의 그런 광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정치 흑색선전들은 삼가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디 'holic'도 "좋은 대통령을 내기 위한 한나라 당내 경선 이젠 아름답게 끝내야 할 때"라며 "더 이상 남을 비방하는 문자나 전화를 하시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경선 #박사모 #MB연대 #아고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