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길로 내몰린 시조문학의 미래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어 교과서 수록 시조 줄어"

등록 2007.08.20 12:27수정 2007.08.2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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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협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권갑하, 김민정 시인.
시조협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권갑하, 김민정 시인.정용국
어느 민족이나 고유의 정형시가(定型詩歌)를 가지고 있는 바 이탈리아에는 소네트가, 중국에는 한시가 있으며 특히 일본에는 하이쿠가 있어서 수만 개가 넘는 동호회를 자랑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만은 그렇지 못하고, 미국과 일본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올 때 모든 전통문화가 거의 무너졌듯이 민족의 얼과 정서가 어우러져 700여년간 고락을 함께했던 시조도 점점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우리의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발전시키자는 분위기에 힘입어 천여명에 이르는 시조시인들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과 19일에 걸쳐 경북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열린 한국시조시인협회(회장 김남환, 이하 시조협이라 함) 세미나에서 발표되고 채택된 성명서를 보면 이제 막 다시 피어나려는 시조문학의 중흥에 반하는 교육정책이 진행되고 있어 시조단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9일 진행된 시조협 세미나 주제발표와 별도로 채택된 성명서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의 국어교과서 시조 수록 실태는 그 홀대의 정도가 지나쳐 올바른 민족정서와 인성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조 학습이 대폭 축소된 것에 우려하며 교육인적자원부와 국어 교과서 편찬 관련자들에게 국어 교과서에서의 현대시조 수록 비중을 높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김석철 부회장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김석철 부회장정용국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권갑하 시인(농민신문 논설위원)은 ‘교과서 시조 수록 현황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문을 통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실태를 설명하여 주목받았다. 그는 방법론으로 시조단체 연합회를 구성하여 연구와 사전작업을 통해 관계부처에 자료와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며 지금까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온 시조단의 과오를 지적하기도 하여 참가자들의 동감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전 시조협 회장을 지낸 김준 박사도 축사를 통하여 ‘시조는 시다. 그러나 시는 다 시조가 될 수는 없다’는 전제를 통하여 시조의 전통성과 발전방향을 제시했고, 김남환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관계당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성명서 채택은 물론 연구와 추진력을 도모하기 위한 시조협의 사단법인화와 임원진의 회비까지 인상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여 박수를 받았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현대시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고 민족 고유의 전통시인 시조가 교과서에서 축소 수록된 것은 즉각 시정되어야 하고 시조 교육은 마땅히 국민정신 교육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갑하 시인이 발표한 주제문에 실린 제7차 교육과정에 나타난 교과서에서의 시조 축소 수록은 실태를 보면 초등학교가 현재 11편(최고 수록 18편), 중학교가 15편(최고 수록 42편), 고등학교가 6편(최고 수록 45편)으로 현저하게 축소 수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시조협의 세미나를 통하여 제기된 현대시조의 제자리 찾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관계당국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경청하고 있는 김남환 회장과 김준 전 회장
경청하고 있는 김남환 회장과 김준 전 회장정용국
#한국시조시인협회 #시조 #제7차교육과정 #교과서 시조수록 축소 #위기의 시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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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조시인협회 사무총장.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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