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어 첫 일정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를 방문해 기도를 부탁하고 이용규 대표회장이 잘 될 줄로 믿는다고 화답하자, 통일시대평화누리가 한기총을 향해 덕담 수준을 넘어 특정 대선후보에 대한 부적절한 지지 발언을 했다며 깊이 참회하라고 23일 촉구했다.
같은 날 평화누리는 한나라당에도 공문을 보내 이 후보가 개신교와 밀착할 염려가 있다며, 대통령 선거가 종교 간 대리전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했다.
이용규 대표회장이 지난 8월 21일 한기총 사무실을 방문한 이 대선후보를 향해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대선에서 승리하실 줄로 믿는다", "종교를 초월해 타 종교 사람들도 그의 능력을 인정한다면 이명박 후보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나라가 좋아질 것을 알 것이다" 등 지지발언으로 쏟아냈다.
이에 대해 통일누리는 한기총이 "정교분리를 주장하면서 최근 잇따라 편향된 정치적 발언을 노골적으로 해왔다"며, "하나님나라의 정의를 추구해야할 기독교회를 비판적 감시 대상인 특정 정당의 후원단체 정도로 전락시키는 매우 부절적할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평화누리는 "한기총이 이 목사의 발언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이 후보에 대한 한기총의 공식적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교회 지도자들이 개인적 정치 성향을 단체의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는 행위를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고 충고했다.
평화누리는 "개신교의 장로인 이 후보가 한기총의 관심사였던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교회 개발분담금 폐지의 청탁을 언급한 것도 점점 정치적 기득권화하고 있는 한기총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평화누리는 한나라당에 보낸 공문에서 "이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부터 개신교를 의식한 언행을 자주 보였다"며, "(이 후보와 개신교의) 밀착은 결국 당선 후에도 특정 종교나 단체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정치인을 필요 이상 얽어매는 반작용을 초래한다"고 충고했다. 평화누리는 이 후보의 이러한 행보가 "종교 사이의 신경전과 전면적 갈등 양상을 빚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평화누리는 "대선을 앞두고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은 특정 종교를 의지하는 언행을 각별히 주의하고, 당선 후 특정 종교의 관심사를 처리해 줄 것을 약속하는 등의 행위를 삼가라"고 촉구했다.
통일시대평화누리는 개신교계 운동단체 활동가들이 중심으로 통일운동과 사회 변혁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 4월 출범한 시민운동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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