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애정 "지지자들이 추미애 성공 바랄 것"

추 후보, 김대중 전 대통령 예방해 '신고식'... "선거인단 검증 안되면 중대 결심"

등록 2007.08.26 18:38수정 2007.08.28 09:44
0
원고료로 응원
26일 오후 3시경. 주황색 상의에 흰색 치마를 차려입은 추미애 대통합민주신당(이하 민주신당) 후보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에 들어섰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의 김 전 대통령이 "추미애 후보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다, 이제 더위가 한 풀 꺾이고 내일부터 서늘해질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옆에 있던 염동연 의원이 "(추풍낙엽처럼) 가을 바람이 불면 많은 낙엽이 떨어질 것이고, 우리가 한나라당을 물리치고 승리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추 후보가 "결국 대통합만이 다시 한번 민주개혁 세력이 정권을 창출하는 길이라고 믿어서 대통합에 동참했고, 여러가지 불리한 조건이지만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참 잘한 결정"이라며 "우리를 지지하는 모든 국민들이 대통합을 바랬고, 나도 바랬다"고 화답했다.

"DJ, 추 후보에 남다른 애정... 그게 인지상정"

추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염동연 의원에 따르면 이날 추 후보의 김 전 대통령 방문은 민주신당 입당에 따른 '신고' 차원이라고 한다.

염 의원은 "정치적 결정을 했으니 보고를 드려야지, 늘 모셨던 어른인데 당연한 도리 아니냐"며 "추 후보와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남다른 관계"라고 말했다. 특히 염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추 후보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지지 선언을 못하지만) 심중에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게 인지상정 아니냐"고 강조했다.

지난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판사복을 벗고 정치에 입문한 추 전 의원은 민주당 분당과 탄핵 역풍 등 정치적 고비 때마다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지난 22일 대선출정식에서는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라는 구호를 내걸기도 했다.

40여분동안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추 후보에게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물어보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 전 대통령은 "결국 9명이 주자인 것 같은데, 예비경선을 통과해서 결국 1명이 최종 후보가 되지 않겠느냐"며 "그 한 명이 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성공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유관순 열사가 16세에 젊은 나이로 순국을 했다, 인생을 빨리 마감했지만 영원히 살아계신 분"이라며 "정의롭고 당당하고 소신에 찬 원칙주의자가 오래 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 후보도 정치 행보가 당당했고 깨끗했고 원칙과 소신을 존중했다, 특히 햇볕정책에 대해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지지자들이 추 후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추 후보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추 후보 제외한 모든 후보가 선거인단 대리접수"

그러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추미애 후보로서는 현재 상황이 그렇게 녹녹치만은 않다.

염동연 의원은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나 "타이슨이 주먹이 아니라 이빨로 귀를 물어뜯고 발로 차고 머리로 박는데, 이런 상황에서 싸워라? 그것은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선거인단 대리모집 논란 등 당 지도부의 경선 관리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염 의원은 특히 "지금 현재 추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선거인단으로 등록시키는 대리모집을 하고 있다"며 "법과 국민을 우롱하는 세력과 함께 이 경선에 참여를 해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3일 동안 50만명의 선거인단이 갑자기 등록한 것에 대해 지도부가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는 국민 우롱하는 것이다, 차라리 국민경선은 안하고 동원경선하고 있다고 밝히라"고 꼬집었다.

추미애 캠프에서는 지금까지 모집된 50만명 가량의 선거인단 모두에 대해 본인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 국민경선위원회에서는 선거인단 전원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고 의심되는 선거인단 중에 샘플을 뽑아 조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 의원은 "50만명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안되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내부에 그런 의견이 있지만 그것은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늦게 참여해서 경선 들러리만 서는 것이라면 추 후보가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5명만을 추려내는 예비경선(컷오프)과 관련 추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6위권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염 의원은 "잠재후보 정도로 생각했을 때, 그 정도에 랭크됐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추 후보가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며 추 후보의 예선통과를 자신했다.
#추미애 #김대중 전 대통령 #유관순 #대리접수 #예비경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3. 3 돈 때문에 대치동 학원 강사 된 그녀, 뜻밖의 선택
  4. 4 [단독] 순방 성과라는 우즈벡 고속철, 이미 8개월 전 구매 결정
  5. 5 빵집 갈 때마다 불편한 마음, 이걸로 해결했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